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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北, 우크라 사태 틈타 핵무기 추진…러 제재도 어부지리"

중앙일보

입력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장면. CNN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며,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진한 절호로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8일 보도했다. [뉴스1]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장면. CNN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며,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진한 절호로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8일 보도했다. [뉴스1]

우크라이나 사태를 목격한 북한은 지금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진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CNN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서방이 러시아산 석유·가스 수입금지 등 제재를 가속할수록 북한은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15번째 미사일(방사포 포함)을 발사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가 지금 겪는 고통은 1994년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서 시작됐다고 여길 것이며, 그래서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핵무기 프로그램을 강화할 좋은 구실로 삼을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은 (우크라이나를 보며) 절대 핵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다짐할 것이라며, 이는 "이라크와 리비아에 이은 또 다른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과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은 핵무기에 대한 야망이 중단된 후 권력을 잃었으며, 결국 목숨마저 잃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심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이는 "핵과 미사일을 더 집착하는 방향으로 나서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등 서방의 눈이 유럽에 쏠려 있는 점도 북한엔 호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키트 판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 핵정책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완전히 고립됐다. (이로 인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동기가 흐릿해졌다"고 말했다. 또 서방이 대북 제재를 하려 해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중국의 반대에 부딪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서방의 제재는 여러 면에서 북한에 득이 될 것이라고 했다. CNN은 북한이 남아도는 러시아산 석유·가스 등을 할인된 가격이 구매할 수 있으며, 이런 점으로 인해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제재에 제약을 받지 않는 러시아와 상대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전했다.

브뤼셀 자유대학 유럽연구소(KF-VUB Korea) 라몬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석유와 가스는 물론 식량과 비료 등 북한이 원하는 모든 종류의 경제 지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제임스 번 영국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 연구권은 파이낸셜타임스에 "북한은 경제의 상당 부분을 러시아와 중국에 외부화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편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전쟁을 전후해 구소련은 북한의 강력한 후원자였으며, 군사적인 측면과 아울러 재정적으로 뒷받침했다. 지금은 그 과제가 중국으로 넘어간 듯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독재 체제가 복귀하면서 양국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은 과거(푸틴 대통령 이전) 러시아의 반민주주의(Semi-democratic), 반자유주의(Semi-liberal)에 대해 혐오감을 갖고 있었다"면서 "푸틴이 대통령이 된 후 그를 올바른 지도자로 환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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