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선거개입' 핵심 증인 "송철호, 靑 도움받았다 생각"

중앙일보

입력 2022.05.09 18:27

업데이트 2022.05.09 19:11

송철호 울산시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송철호 울산시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송철호 울산시장이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더불어민주당 경선 없이 울산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은 것과 관련해 “청와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송 시장 측근이었던 윤모씨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3부(장용범·마성영·김정곤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송 시장 등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결과적으로 송철호 피고인이 울산시장에 당선되는 데 청와대 도움을 받은 것인가”라는 검찰 질의에 개인 의견을 전제로 이같이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도움 내용을 묻는 말에는 ‘느낌’이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윤씨는 송 시장 선거캠프 전신인 ‘공업탑 기획위원회’(이른바 6인회) 멤버로 당시 민주당 울산시장 정책위원장을 맡았다. 윤씨는 민주당 울산 울주군수 경선에서 탈락한 뒤 2018년 5월 김기현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피고인 측이 “검찰이 공소사실을 작성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송병기(전 울산시 부시장) 수첩’과 윤씨의 진술이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윤씨는 핵심 증인으로 꼽힌다.

"흐름도에 'BH 지휘'는 실제 BH가 도와줬다는 뜻"

검찰은 윤씨가 면담 과정에서 제시한 선거 지휘 관련 ‘흐름도’를 제시하며 “‘BH 지휘’라는 게 실제 BH가 도와줬단 취지로 기재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윤씨는 “저걸 쓸 당시는 도와줘야 한다는 뜻이었고, 그 이후 실체가 제 느낌상 나타났다고 보니까 도와줬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에서 공개된 흐름도는 윤씨가 검찰 면담에 대비해 자필로 작성한 것으로 ‘선거지휘-S 요구, BH 지휘’ ‘경선 불리 사유-당내 기반 취약, 대중성 우위’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여기서 'S'는 송 시장을 뜻한다는 게 윤씨의 설명이다.

검찰은 이어 “면담에서 송 시장이 조국(전 청와대 민정수석), 임종석(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와 통화를 몇 차례 하면서 ‘배 째라’('도와주지 않으면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의미)고 나오니까 청와대가 발 벗고 도와줬다고 했다”며 “표현은 차이가 있지만, 증인이 느끼기에 청와대가 도와주는 것으로 인식했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윤씨는 이에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이 재차 “결과적으로 경선에 도움 준 건 맞다고 답변한 건가”라고 묻자 “네, 결과가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검찰은 송 시장이 지방선거를 앞둔 2017년 9월 울산지방경찰청장이었던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경쟁 상대였던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의 측근 비위를 수사해 달라고 청탁한 혐의로 기소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 친구인 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당내 경쟁 후보 배제, 공약 개발 등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했다며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등 청와대 인사들도 기소했다.

송 시장은 당시 민주당 내 입지가 취약해 당내 경선 통과조차 불투명하자 청와대가 경쟁 후보들을 당내 경선에 나서지 못하도록 개입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당시 송 시장과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심규명 변호사 3인이 경쟁하는 체제였지만, 송 시장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었던 2014년 7월 울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송철호(왼쪽) 울산시장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었던 2014년 7월 울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송철호(왼쪽) 울산시장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씨 "송철호, 황운하 만나 김기현 관련 자료 건네"

윤씨는 지난 2일 공판에도 증인으로 나와 송 시장이 지방선거 직전 황 의원을 만나 김기현 시장 관련 자료를 건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이 "어떤 자료인가"라고 묻자, 윤씨는 "경찰청장을 만나는데 정책 자료를 가져가겠나"라고 반문했다. 윤씨는 또 "상대에 맞는 자료를 가져가라는 뜻이었고 암묵적으로 충분히 공유하고 소통된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송 시장이 황운하 청장을 만난 뒤 ‘소통이 잘 됐다’고 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