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있는 사람 찾아라" 尹 특명…국정원장에 김규현 발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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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외교안보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에 김규현(69)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사실상 내정된 가운데, 윤 당선인은 이르면 오는 10일 김 내정자에 대한 인선을 발표한다.

9일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김 전 수석이 가장 유력한 국정원장 후보"라며 "이르면 내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독]국정원장 김규현 등 거론...尹이 내린 이례적 '인선 특명', 중앙일보 5월 9일자〉

역대 정부에선 주로 대통령의 정치적 신임이 두터운 측근을 국정원장에 기용해왔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내가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도 좋으니 안보 업무를 해 본, 실력이 입증된 인사를 찾으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간 후보로 거론돼 오던 권춘택 유엔글로벌콤팩트 사무총장, 한기범 전 국정원 1차장, 이범찬 전 국정원 차장보 등은 최종 후보군에서 제외됐다고 한다. 국민의힘 쪽에서 추천했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검찰 내 신망이 두터운 임정혁 전 대검찰청 공안부장 등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부에서 논의했으나 낙점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경기고에 이어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한 이색 이력을 갖고 있는 김 전 차장은 대학 재학 중인 1980년 외무고시(14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외교부 북미1과장, 북미국 심의관, 주미 한국대사관 참사와 공사 등을 거쳐 외교부 내 대표적인 북미통 인사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 때는 국방부 국제협력관을,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부 1차관과 국가안보실 1차장, 대통령 외교안보수석 겸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을 지내 국제안보 대응 경험도 풍부하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사건 뒤 물러났고, 문재인 정부 들어 세월호 사고 보고 시각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처벌받지는 않았다.

외교부 내에서는 리더십과 대외 협상력,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직 외교부 고위당국자 "김 전 차장이 국제안보 대응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검사 시절 국정원의 '댓글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도 했던 윤 당선인은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윤 당선인은 김 전 차장에게 해외·대북 정보 업무에 중점을 둔 첩보조직으로 국정원을 키우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모사드'가 롤모델이다.

한편 국정원장 후보자는 국회 정보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일반적으로 개인 신상이나 도덕성 문제를 다루는 부분만 공개로 진행되고, 대북·정보 등 민감한 안보 현안을 다루는 부분은 비공개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