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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족도 아닌데 시속 230㎞ '쌩'…대낮 잠실 질주하는 車 정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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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E에 출전한 전기차가 독일 베를린 도심에서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 포뮬러E코리아]

포뮬러E에 출전한 전기차가 독일 베를린 도심에서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 포뮬러E코리아]

오는 8월 13~14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최고 시속 230㎞로 달리는 전기차 레이싱이 펼쳐진다. 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열리는 ‘포뮬러E’ 대회다. 정주원(40) 포뮬러E코리아 대표는 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포뮬러E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행사”라며 “이번 시즌은 사우디아라비아 디리야에서 시작해 로마, 베를린, 런던 등 9개 도시를 거쳐 서울이 최종 라운드에 해당한다”고 소개했다.

‘한국 최초 포뮬러E 유치’ 정주원 대표 인터뷰 #전기차 22대가 종합운동장 일대 도심서 질주 #F1보다 순간 가속력 뛰어나…보는 재미 ‘짜릿’

정주원 포뮬러E코리아 대표가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정주원 포뮬러E코리아 대표가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정 대표의 사무실엔 잠실종합운동장 주변을 안내하는 대형 지도가 걸려 있다. 이번 레이싱이 열리는 구간이 바로 이 일대여서다.

경주용 전기차는 잠실학생체육관 앞 올림픽로에서 출발해 잠실야구장 방향으로 급커브를 한 후 올림픽주경기장 내부로 진입한다. 트랙을 한 바퀴 돈 뒤 오른쪽으로 나와 일반 차로로 진입하는데, 여기에서 속도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 구간을 45~46바퀴, 약 120㎞를 주행하면 결승선이 기다린다.

포뮬러E는 2014년 베이징을 시작으로 매해 시즌제로 열리고 있다. 자동차 경주용 도로인 서킷이 아닌 뉴욕·런던·파리 등 세계적 도시의 도심에서 저소음의 전기차가 질주한다는 게 포인트다. 정 대표는 “포뮬러1(F1)에서 소음 공해, 온실가스 배출 등이 문제가 되자 FIA가 친환경 포뮬러E를 고안했다”며 “도심에서 메르세데스 벤츠·포르쉐·재규어 같은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가 만든 전기차가 매력을 뽐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선 한 번 대회를 열 때마다 3만~5만 명의 관람객이 찾습니다. 그만큼 관광 효과가 엄청나지요. 특히 올해는 ‘서울페스타 2022’와 함께 진행해 이틀간 20만여 명이 다녀갈 거라고 기대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볼거리가 될 겁니다.”

포뮬러E 전기차와 일반 전기차 성능 비교. 그래픽 김경진 기자

포뮬러E 전기차와 일반 전기차 성능 비교. 그래픽 김경진 기자

자료: 포뮬러E코리아

자료: 포뮬러E코리아

대회에 출전하는 레이싱카 22대는 당연히 모두 전기차다. 평소 길거리에서 만나는 차량처럼 ‘위잉’ 하는 작은 소리가 나긴 하지만 외형은 영락없는 F1 레이싱카 느낌이다. 대회 규정상 최고 시속 230㎞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평균 시속 350㎞인 F1보다는 속도가 다소 느리지만, 변속이 필요 없는 전기모터의 특성상 순간 가속력은 더 뛰어나다. 포뮬러E 공식 차량(GEN2)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2.8초에 불과하다.〈도표 참조〉 급격히 가속·감속하는 재미는 F1보다 더 짜릿하다는 뜻이다.

모터 레이싱은 한국에서 인기 스포츠는 아니다.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열렸던 F1 그랑프리 대회는 2010년부터 7년간 열릴 예정이었지만 1910억원의 적자를 내며 4년 만에 개최를 포기했다. 그런데도 정 대표가 포뮬러E 서울 유치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정주원 포뮬러E코리아 대표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정주원 포뮬러E코리아 대표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서울이 그만큼 주목받는 전기차 시장이어서지요. 실제로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2만9000대로 전년 대비 두 배가 됐습니다. 산업 측면에서도, 세계인이 주목하는 이벤트 측면에서도 전기차가 대세가 됐다는 뜻이지요.”

정 대표는 BTS 소속사로 유명한 하이브와 액센츄어, NC소프트 등을 거쳐 올 초에 포뮬러E에 합류했다. 그는 “그동안 주로 규모감 있는 즐길 거리를 기획해왔다”며 “이번에는 박진감 넘치는 즐길 거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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