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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7일 7차례 추경 기록 세운 홍남기..."부동산 아쉬움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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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지난 37년간의 공직생활 및 기획재정부 장관으로의 소회를 밝히는 이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지난 37년간의 공직생활 및 기획재정부 장관으로의 소회를 밝히는 이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최장수 경제부총리’ 기록을 세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7년간의 공직 생활을 뒤로 하고 9일 물러났다.

강원 춘천 출신인 홍 부총리는 춘천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기재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경제 관료의 주류는 이른바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이 대부분이었지만 홍 부총리는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기획예산처 예산실 예산총괄과 서기관 등 핵심 보직을 거쳤다.

2018년 12월 10일 경제부총리로 임명된 후 이날까지 1247일간 근무하면서 윤증현 장관(842일)을 제치고 최장수 경제부총리 재임 기록을 갖게 됐다.

홍 부총리는 이날 이임사에서 “한 치 후회없도록 ‘공직열정’을 다 쏟으며 달려 왔다”고 회고했다.

홍 부총리는 “돌아보면 역시 가장 험준했던 고비계곡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선방하며 방역과 경제를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G20 선진국중 가장 빠르게 코로나 이전 경제수준을 회복해냈고 5분위배율 등 3대 분배지표도 모두 개선되는 가운데 지난 해 1인당 GNI가 3.5만불을 돌파하며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홍 부총리는 2020년 말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전방위적인 금융ㆍ재정 지원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7차례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총 11차례 예산을 편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가채무가 급증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또 현정부의 한계로 지목되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홍 부총리는 “못다 한 일, 아쉬움이 큰 과제들은 ‘애가 타다 남은 굳은 살’로 가슴 한편에 깊숙이 남는다”며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으로 부동산시장이 충분히 제어되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 시장 하향안정세까지 왔지만 아쉬움이 큰 영역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새 정부에 대한 당부의 말도 남겼다.

그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겹쳐 쌓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는 등 우리 경제가 직면한 상황이 점점 복잡하고 엄중해지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동안 조치해온 위기 극복 정책들의 정상화도 숙제이며, 특히 재정 영역에서 재정의 지속가능성 회복은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또 “국제기구와 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의 재정 지속 가능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점점 매서워지고 있으며, 고령화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시간도 결코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정의 역할 수행과 건전성이 조화롭게 지켜지는 나라 곳간을 지키고, 새 정부에서 재정준칙을 조속히 법령으로 제도화하여 중기 재정 관리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제ㆍ사회 구조 변화에 실기하지 않고 대응하면서 인구 감소ㆍ지역 소멸 대응에 속도를 내 지속 가능한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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