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임창정 소주 핫한건 좋은데…혼란 빠진 '전통주' 무슨일

중앙일보

입력 2022.05.09 05:00

업데이트 2022.05.0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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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가수 임창정이 내놓은 막걸리 '임창정미숫가루꿀막걸리'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 세븐일레븐]

가수 임창정이 내놓은 막걸리 '임창정미숫가루꿀막걸리'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 세븐일레븐]

가수 박재범에 이어 임창정이 내놓은 소주도 곧 온라인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두 제품 모두 지역 농산물로 만든 주류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전통주에 속한다. 줄을 서서 구매해야 할 정도로 전통주 인기를 높인 연예인들의 시장 진출을 장려해야 한다는 주장과 전통주 기준을 보다 명확히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연예인 진출, 시장 확대에 긍정적 효과" 의견도

8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6일부터 임창정이 운영하는 고깃집인 ‘파절이 세겹살’에서 팔리는 막걸리를 ‘임창정미숫가루꿀막걸리’라는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창정미숫가루꿀막걸리(750mL·3300원)는 20가지 곡물을 혼합해 만든 미숫가루와 사양꿀을 첨가해 만들어졌다. 알코올 도수는 6.0%다.

‘전통주’ 소주는 온라인으로 매매

이번 막걸리 상품을 시작으로 오는 7월에는 임창정이 만든 소주 상품을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산 쌀로 빚은 소주로 충북 청주의 한 농업회사법인과 손잡고 제조해 온라인으로 사고 팔 수 있다. 앞서 가수 박재범은 강원 원주와 충북 청주의 농업회사법인과 협업한 ‘원소주’를 내놨다. 역시 전통주로 인정받아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전통주산업법’상 전통주는 크게 민속주와 지역특산주로 나뉜다. 민속주는 문화재청장이나 시‧도 지사 추천을 받아 무형문화재 보유자나 식품 명인이 주세법에 따라 제조한 술을 가리킨다. 지역특산주는 농민이나 농업회사가 지역농산물을 이용해 양조장에서 만든 술을 일컫는다.
박재범과 임창정 이름으로 판매되는 소주는 모두 지역특산주로 분류돼 온라인 판매 허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진’ ‘애플사이다’와 같은 이름을 가진 술도 지역특산주 조건을 충족해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생겼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인지도가 있는 연예인이  시장을 확대해주는 건 좋은 기회”라면서도 “전통주의 개념이 어디까지인지 이번 기회에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농산물에 혜택을 주기 위해 만든 법이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주 이미지에 혼란을 주면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가수 박재범이 출시한 증류식 소주 브랜드 원소주. 팝업스토어가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 마련됐다. 뉴스1

가수 박재범이 출시한 증류식 소주 브랜드 원소주. 팝업스토어가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 마련됐다. 뉴스1

전통주 분야 지방행정 전문가인 이대형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는 “전통주산업법 안에서 민속주는 그대로 남겨두고 지역특산주는 분리해서 별도로 관리해야 지역특산주를 전통주라고 부르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법 개정을 위해 노력했지만 21대 국회에선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고 전했다.

온라인 주류 판매는 전통주를 시작으로 점차 완화하는 추세다. 유통 채널의 변화로 술도 간편하게 온라인으로 구입하게 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세청 등은 지난 1998년부터 전통주를 비롯해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주류의 온라인 판매 범위를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등에서도 주류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는 추세다. 2021년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행한 ‘주류통신판매 허용 관련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주요 주와 영국 등 유럽 10개국, 중국과 일본 등에서 와인과 맥주, 증류주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주류 규제 풀릴까

다만 청소년 주류 구매와 국민 건강 증진을 이유로 해외에서도 판매 시간과 지역별 판매 장소, 주류 광고 금지 등 다양한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주류통신판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식은 전자상거래가 일반화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정헌배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는 “오랜만에 국내 주류 시장에 새로운 스타들이 들어왔는데 제도적으로 잘 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제조자의 철학과 술이 가진 스토리, 지역의 특색이 융합돼 100년, 200년을 바라보는 전통주 기반을 다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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