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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 위기 외면못해 출마” 당내 일각 “지방선거 악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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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가운데)이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출마를 선언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이 고문은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가운데)이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출마를 선언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이 고문은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오늘 저 이재명은 (대선 패배에 따른) 책임의 길에 나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8일 6·1 지방선거와 함께 열리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고문은 이날 인천 계양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대선 패배 후 단 61일이 지난 이날, 군중 앞에 다시 선 이 고문은 “제가 사실은 죄인 아니겠나. 그래서 문 밖에 나가기가 힘들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현관문을 나와본 것이 오늘이 네 번째”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 정치적 안위를 고려해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이 많았고, 저 역시 조기 복귀에 부정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당이 처한 어려움과 위태로운 지방선거 상황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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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문의 출마 그림은 인천 지역의 요구→비대위 호응→본인 결단이라는 모양새로 그려졌다. 지난 5일 박찬대 등 일부 인천권 국회의원은 “민주당이 지선에서 승리하게 할 유일한 카드는 이 전 지사의 출마”라고 기자회견을 했고, 이튿날엔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나서 “(이 고문) 계양 차출은 지방선거 승리로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고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민주당의 명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 갈등 요소는 여전히 적지 않다. 일단 5일 인천 지역 의원 회견에는 민주당 소속 10명 중 4명만 참석했다. 당시 인천권 친문그룹에선 “낙선 운동을 하겠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지난달 말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캠프가 작성한 내부 전략 보고서의 결론도 “이번 인천시장 선거는 ‘대선 2차전’이 아니라 로컬(지역) 중심 선거로 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포커스그룹인터뷰(FGI·집단심층면접조사)를 토대로 한 보고서였다. 박남춘 캠프에 속한 인사는 “조국 국면에서 이탈한 ‘탈민주’ 성향 유권자 표심을 회복하려면 인천 선거가 ‘검수완박’ 등 진영 대결로 치닫는 게 맞지 않다는 분석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7곳 가운데 전략공천위 검토 없이 비대위가 전권으로 공천을 결정한 지역은 인천 계양을이 유일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 고문의 출마가 민주당에 ‘반성 없는 독주’ 이미지를 덧씌워 선거 전체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 내각에 참여했던 인사들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전해철·황희·이인영·박범계 장관은 이달 차기 장관이 임명되면 국회로 복귀한다. 중립지대에 속한 한 재선 의원은 “대선 국면에선 너도나도 친명을 하는 분위기였지만, 송영길 전 대표와 이 고문의 연쇄 출마가 친문의 반감을 사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문재인 정부 내각 출신으로는 일찍이 이 고문 지지를 선언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박지현은 에둘러 ‘민주당의 명분’이라는 표현을 썼으나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 화살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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