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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투그린 벌타 악몽, 김비오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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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남서울 골프장 9번 홀의 그린. 왼쪽과 오른쪽에 2개의 그린이 있다. 성호준 기자.

남서울 골프장 9번 홀의 그린. 왼쪽과 오른쪽에 2개의 그린이 있다. 성호준 기자.

김비오가 8일 경기 성남의 남서울 골프장에서 벌어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1오버파 72타 합계 9언더파로 조민규(7언더파)에 2타 차로 승리했다.

4타차 선두로 출발한 김비오를 조민규가 맹추격했다. 한때 공동 선두까지 쫓아갔다. 다시 두 타 차로 벌어진 11번 홀에서 조민규는 버디 기회를 잡았다. 그때 경기위원이 찾아왔다. 조민규가 9번 홀에서 2벌타를 받아야 한다는 거였다.

남서울 골프장은 투그린이다. 한 홀에 그린이 2개씩 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등에는 더블그린이 있다. 커다란 그린 하나를 두 홀이 공유하는 것이다. 투그린과는 반대 개념이다. 제주 나인브릿지에도 더블 그린이 있다.

투그린은 일본이 원조로 알려졌다. 잔디 관리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 유행한 것이다.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린을 두 개 만들어 교대로 쓴다. 한국에도 오래된 골프장 중에는 투그린 골프장이 많다. 매경오픈이 열린 남서울도 그중 하나다.

투그린은 사라지는 추세다. 단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그린 두 개는 정상적 크기의 그린 하나 보다 면적이 더 크다. 그린 공사비와 관리 비용이 더 든다.

그린이 작아 온 그린이 어려워 경기가 오래 걸린다. 그린 위에서의 퍼트 묘미가 적다. 그린 크기 한계 때문에 경사를 많이 주기가 어렵다.

대회 기간에는 그린을 바꾸기가 어렵다. 야디지 등이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작은 그린 하나에 핀 꽂을 곳이 많지 않다.

조민규는 파 5인 9번 홀에서 두 번쌔 샷이 사용하지 않는 그린 근처 프린지까지 갔다. 이곳에서 칩샷을 해서 사용하는 그린에 올려 2퍼트로 파를 했다. 칩샷을 할 때 그의 발이 그린을 밟은 것을 경기위원이 목격하고 벌타를 준 것이다.

김비오. [대회조직위 제공]

김비오. [대회조직위 제공]

서양에서는 투그린이 거의 없기 때문에 투그린 규칙은 없다. 대신 ‘잘 못 된 그린’에서는 퍼트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다. 가령 5번 홀에서 경기 중 근처 7번 홀 그린에 공이 올라갔다면 그 곳에서 퍼트할 수 없는 규칙이었다.

그린 보호를 위한 규정이다. 잘 못 된 그린에서는 그린 밖으로 드롭하고 쳐야 한다. 이 조항이 아시아의 투그린에도 적용된다.

2018년까지는 공만 그린 밖이면 괜찮았는데 이후 규칙이 바뀌어 스탠스가 걸쳐도 안 된다. 조민규는 “일본에서는 투그린에서 스탠스는 걸쳐도 상관없다는 로컬룰이 있는 대회가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매경오픈에서는 그런 로컬룰이 없었다.
이후 조민규의 추격은 끊겼다. 13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2위에 그쳤다.

김비오는 2012년 이 대회 챔피언으로 10년 만에 우승했다. 그 동안 사연이 많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했다가 돌아왔으며 2019년 대구경북오픈에서 손가락 욕을 했다가 3년 출전정지를 받기도 했다. 그는 6개월로 출전 정지가 줄어들었고 지난해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김비오의 7번째 우승이며, 이 우승은 손가락 욕설 파동 후 두번째 우승이다.

김비오는 마지막 홀에서 사용하지 않는 그린 위에 볼이 올라가자 스탠스까지 그린을 밟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드롭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 선수의 타수 차는 2타였다. 9번 홀 2벌타가 없었다면 연장전에 갈 뻔했다.

김비오는 "오늘 힘들었다. 11번 홀에서 벌타 얘기가 나와 흐름이 깨지기도 했다. 그러나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모두 끼어 있는 주에 그린에서 3대가 함께 우승 축하를 해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연. [KLPGA 제공]

조아연. [KLPGA 제공]

한편 조아연은 8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합계 14언더파로 이가영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019년 3승을 하면서 신인왕에 오른 후 2년 여 부진했던 조아연은 2년 7개월만에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이가영은 지난주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했다. 79경기를 치른 이가영은 우승 없이 통산 4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성남=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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