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수완박 서민 피해, 최우선 과제"…민주당과 일전 예고

중앙일보

입력 2022.05.08 15:32

업데이트 2022.05.08 16:53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9일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와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 폐지를 골자로 한 ‘검수완박’ 법률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현 정부에서 폐지 수순을 밟은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 업무를 다시 재개할 의지를 드러내며 더불어민주당과 충돌을 예고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수사와 기소 분리 못해… 서민에 피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된 서면 답변서에서 한 후보자는 “수사와 기소는 본질적으로 분리할 수 없는 관계”라며 “검사가 수사와 기소(권한)의 시너지를 갖고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데, 면밀한 분석과 사회적 합의조차 없이 급하게 검수완박 관련 법률이 시행되면 문제점들이 심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지금도 “서민 보호와 부정부패 대응에 많은 부작용과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검수완박은 부정부패 수사의 양과 질을 극도로 위축시켜 궁극적으로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 후보자는 ‘법무부의 최우선 과제가 무엇인가’라는 질의에도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검수완박을 위한 법률(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 문제가 국민이 큰 피해를 입는다는 점에서 제일 시급한 현안”이라고 검수완박으로 인한 서민 피해를 꼽았다.

한 후보자는 검찰 수사권을 넘겨 받는 경찰 권력이 비대해지고, 이를 통제할 장치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경찰에 수사권이 독점돼 검찰 수사를 통한 직접적인 시정 가능성이 차단되면, 적절한 통제가 이뤄지지 못해 수사권 남용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9월부터 시행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따르면,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은 이의신청 등으로 검찰에 자동 송치돼도, 검찰은 경찰이 기존에 수사한 범위 안에서만 추가 보완수사를 벌일 수 있다.

검찰총장 '눈·귀' 정보수집 기능 부활할 듯

문재인 정부에서 기능이 대폭 축소됐던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도 기능이 되살아날 전망이다. 수사정보담당관은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사건과 관련된 각종 정보 수집 등을 담당한다. 윤석열 당선인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판사 사찰 논란과 국민의힘 고발 사주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정보관리담당관실로 개편되는 등 폐지 수순을 밟았다.

한 후보자는 “대검찰청의 수사 정보수집 부서를 폐지하면, 부패·경제 범죄 등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이 형해화(무력화)될 우려가 있다”며 “장관으로 취임하면, 대검찰청 정보수집 부서의 순기능을 살리면서,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조직 개편 및 제도 개선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조직의 힘을 빼려는 민주당 기조와 정반대 입장으로 청문회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 후보자는 사형제 폐지와 관련 “사형제 폐지 여부는 국가형벌권의 근본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로, 사형의 형사정책적 기능, 국민 여론과 법감정, 국내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1998년부터 사형 집행을 중단한 상황에서 검찰이 사형을 계속 구형하는 데 대해서도 “흉악범에 대한 형사정책적 기능과 국민의 법감정 등을 고려하여 사형을 구형하고 있고, 법원도 일부 중대 범죄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 한 후보자는 ‘검찰 근무 중 김건희 여사에게 별도의 지시를 받은 적 있느냐’는 질의에 “지시를 받을 관계가 아니었고 지시를 받은 적도 전혀 없다”고 답했고, ‘김건희 여사와 어떤 사이냐’는 물음에는 “당선인의 배우자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대선 직전, 김 여사가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소속 기자와 통화 중 ‘내가 한동훈이한테 전달하라고 그럴게’라고 발언한 녹취록이 공개된 바 있다. 민주당은 김 여사가 한 후보자를 통해 검찰 수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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