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한민국 17%는 '적자 가구'…벌어들인 돈 98% 빚 갚는데 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5일 서울시내 한 은행에서 대출 관련 창구가 운영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5일 서울시내 한 은행에서 대출 관련 창구가 운영되고 있다. 뉴스1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7% 가량은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8일 한국금융연구원이 공개한 '가계 재무 상태가 적자인 가구의 특징과 개선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금융복지 조사 자료를 활용해 계산한 결과 전체 2052만 가구의 17.2%인 354만 가구가 적자 가구에 해당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들 적자 가구의 연평균 경상소득은 4600만원인데, 원리금 상환액은 4500만원, 필수 소비지출은 2400만원, 이자 외 비소비지출은 9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원리금 상환액이 경상소득의 98%에 이르러,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는 것이다.

적자 가구의 61.5%는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이 높은 가구로 조사됐다. 이들의 평균 부채는 다른 가구들보다 4배가량 높은 4억원에 이르렀다.

보고서에서 노형식 연구위원은 "소득이 지출에 미치지 못해 빚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다면 문제"라며 "높은 LTI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적자 가구 중 66만가구(18.6%)는 세입자로부터 받은 전월세 보증금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을 가능성이 커 이들이 전세금 하락 등으로 충격을 받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연구위원은 "이들 66만 가구의 평균 임대보증금은 2억1000만원"이라며 "적자이면서 임대를 놓는 가구는 2년마다 들어오는 보증금 인상분을 수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전셋값이 하락하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취약가구의 보증금이 경제충격 파급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