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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뜩이나 박빙인데…국힘 '지지율 5% 강용석' 속앓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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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강용석은 경기지사 선거에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달 25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비판 기자회견을 여는 강 변호사의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강용석은 경기지사 선거에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달 25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비판 기자회견을 여는 강 변호사의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강용석을 어떻게 할 것인가.

6월 지방선거의 핵심 승부처이자 ‘문재인·이재명 대(對) 윤석열’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는 경기도지사 선거를 두고 국민의힘이 말 못 할 고민에 빠졌다. 최근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여론조사에서 박빙 열세를 기록한 가운데, 무소속 강용석 후보의 지지율이 5% 가까이 나오며 변수가 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단일화 필요성’도 거론되지만, 당내 여론이 부정적이고 중도층 이탈을 염려해 김 후보 측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지지율 5%까지 나온 강용석

이른바 ‘강용석 딜레마’의 시작은 5월 초에 발표된 여론조사의 영향이 컸다. MB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4일 발표한 경기도지사 선거 여론조사(경기도 유권자 813명, ARS방식 2~3일 조사, 95% 신뢰수준에서 ±3.4%포인트)에 따르면 김동연 후보는 47.9% 김은혜 후보는 38.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격차도 격차였지만, 강용석 후보가 5.6%의 지지율을 얻은 것이 더 주목을 받았다. 김은혜 후보와 강 후보가 단일화를 할 경우 두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지기 때문이다.

2일 JTBC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경기도 유권자 1004명, 전화면접 방식 4월 30일~5월 1일 조사,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의 양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동연 후보가 39.7%, 김은혜 후보가 37.2%를 얻은 가운데, 강 후보가 3%의 지지를 받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선거가 박빙인 상황에서 강 후보의 지지율은 무시하기 어려운 수치”라고 말했다. 강 후보가 평균 5%의 지지율을 계속 얻는다면 TV 토론회에 나올 자격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의 지지율과 선거 막판의 지지율은 확연히 다를 것”이라며 “사표 심리가 작동해 강 후보의 영향력이 미비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안양시 동안구 초원7단지 부영아파트에서 열린 '1기 신도시 노후아파트 현안 점검'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안양시 동안구 초원7단지 부영아파트에서 열린 '1기 신도시 노후아파트 현안 점검'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험지, 민주당은 이미 원팀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는 국민의힘에게 '험지'에 가깝다. 지난 대선 당시 경기도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5.32%포인트 라는 큰 격차로 패배했다. 경기도 국회 의석 59명 중 51명이 민주당 의원이다.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조직력 차원에선 민주당에 압도적으로 밀리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이 지난 2일 경기도의 거점 도시(일산·안양·수원·용인)를 김 후보와 동행해 방문하며 힘을 실어줬지만, 지지율의 큰 변동은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기도에선 윤 당선인의 인기가 그리 좋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강용석 딜레마’는 김 후보에겐 아직 고민거리다. 강 후보는 4월 중순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더불어민주당에 좋은 일을 시킬 이유가 전혀 없다”며 “단일화를 하긴 할 텐데 그때까지 상황을 보겠다”고 단일화를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하지만 현재는 가로세로연구소 방송을 통해 김 후보에 대판 비판적 입장을 내고 있다.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운데)가 지난달 28일 오후 광교의 한 치킨집에서 경선 상대 후보들을 만나 건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식 의원, 박정 경기도당위원장, 김 전 총리, 안민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운데)가 지난달 28일 오후 광교의 한 치킨집에서 경선 상대 후보들을 만나 건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식 의원, 박정 경기도당위원장, 김 전 총리, 안민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연합뉴스]

김 후보 측은 강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대한 질문엔 답을 하지 않았다. 강 후보보단 경선의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지지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김 후보의 지역구인 분당갑에 출마하는 것 역시 중도층 표심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보고 있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뒤 “권력의 뒤끝이 대단하다.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는 글을 남긴 유 전 의원이 김 후보를 위해 움직여줄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들은 지난달 28일 저녁 호프집에서 원팀 회동까지 마쳤다. 반면, 친유계로 불리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며 유 전 의원에게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유 전 의원은 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엄 소장은 “김 후보가 강 후보와 단일화를 할 경우 중도층이 이탈해 오히려 지지율이 빠질 가능성도 있다”며 “김 후보 측에선 선거 막판 사표 가능성을 거론하며 강 후보의 지지율을 흡수하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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