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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5대 발명품 ‘OO’ 팔아 주식 상장한 회사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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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바이두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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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의 두부 사랑은 그 유서가 매우 깊다. 이들의 식탁에 결코 빠져선 안 될 재료이기도 하다. 중국엔 두부를 활용해 만든 요리만 100여 가지가 넘는다. 중국의 두부 예찬론자들은 중국의 4대 발명품 화약·나침반·종이·인쇄술에 두부를 추가해 5대 발명품으로 부르곤 한다.

콩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두부를 만드는 기술은 2000여 년 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두부의 산업화는 불과 수백 년밖에 되지 않았다. 육류, 달걀, 우유 등 유제품 브랜드는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반면 두부와 관련된 대두 브랜드는 손에 꼽을 정도다.

중국 대두제품전문위원회가 발표한 《2020 중국 대두 식품 산업 동향》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대두 제품 산업 전체 시장 규모는 1430억 위안을 넘어 2019년 대비 15% 이상 성장했으며, 시장 공간은 넓고 견실하게 확장됐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중국 두부 시장 규모는 1500억 위안(약 28조 6050억 원)으로, 코로나 19가 반복적으로 유행하는 상황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유지 중이다.

이러한 거대 시장 속, 지난해 중국에서 첫 두부 주식이 탄생했다. 중국 두부 1위의 타이틀을 가진 주밍(祖名)이 그 주인공이다.

2021년 1월 중국 주밍이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사진 祖名股?]

2021년 1월 중국 주밍이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사진 祖名股?]

주밍은 설립된 지 30년 가까이 된 베테랑 식품 기업으로 콩 제품의 연구 개발, 생산 및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대두 제품 업계 50대 대기업 중 하나로 선정된 주밍은 대규모 유통·판매·납품 위주의 판매 패턴을 형성하며 소비자와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주밍의 콩 생산기지는 약 15만 ㎡로, 연간 10만 톤의 대두를 가공할 수 있다.

지난 19일 주밍이 발표한 2021년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13억 3700만 위안(약 25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4% 증가했다. 모 귀속 순이익은 5572만 위안으로 2020년의 1.01억 위안보다 44.83% 감소했다. 지난해 주밍이 조달한 자금은 4억 500만 위안(약 776억 원)으로 이 중 3억 4000만 위안은 연간 8만 톤의 신선제품 생산 라인의 기술 혁신 프로젝트에 사용되며, 나머지 자금은 제품 연구 개발 및 테스트 센터의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 사용될 예정이다.

연구개발에 통 큰 투자…주밍만의 특별한 제품은?

주밍은 콩으로 만든 신선 식품, 식물성 단백질 음료, 간식, 기타 제품 등 약 400가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한다. 이 중 신선식품은 두부·두부 간장조림(素鸡)·유부·말린 두부인 더우푸간(豆腐干) 등이 있으며, 식물성 단백질 음료로는 비닐 포장 두유·두유팩 등이, 간식용 제품으로는 양념 더우간(豆干)·더우췐(豆卷, 말린 두부 피)·쑤러우(素肉,대체육) 등이 있다.

2021년 신선 콩 제품 매출은 8억 9400만 위안(약 1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52% 증가했으며, 해당 카테고리의 판매 수익이 전체의 약 67%를 차지했다. 식물성 단백질 음료 매출은 2억 900만 위안(약 400억 원)으로 동기 대비 24.39% 증가했지만 간식용 대두 제품의 매출은 6492만 3500 위안(약 123억 원)으로 동기 대비 9.92% 감소했다.

주밍의 주요 제품. [주밍 IPO 일부 캡처]

주밍의 주요 제품. [주밍 IPO 일부 캡처]

대두 제품의 경우 소규모 수공업, 낮은 부가가치, 높은 분산화, 원재료의 영향, 콜드체인 물류에 대한 높은 요구도 등 까다로운 특성을 가지고 있어 대중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기 어렵다. 주밍은 신선식품 분야에선 선두에 있지만, 기타 제품 카테고리의 매출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다.

주밍은 다양한 위기와 도전에 대비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생산 공정 설비와 기술 우위를 높여왔다. 현재 주밍은 자동 스마트 살균 설비, 전자동 두부 건조 라인, 대두 탈피 시스템, 무균 진공포장기 등 유수의 첨단 자동화 설비를 다수 도입했다.

또 기존 기술과 제품을 기반으로 식물성 단백질 인공육을 개발했으며 1억 5천만 위안(약 285억 원)을 들여 자체적으로 콩나물 재배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해당 공장에선 1일 약 100톤의 콩나물을 생산할 수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1억 5천만 위안을 초과한다.

주밍의 콩나물 재배 공장. [사진 주밍]

주밍의 콩나물 재배 공장. [사진 주밍]

실적 좋아도 지역적 속성 강해…장기 발전 전략은?

주밍의 주요 고객층은 기업이다. 융후이(永輝), 스지렌화(世紀聯華), 화룬(華潤), 우메이(物美), 까르푸와 같은 대형 슈퍼마켓이나 하이디라오, 라오샹지(老鄉雞), 바비푸드(巴比食品)와 같은 유명 외식업체도 이들의 주 고객이다. 또 허마셴성(盒馬鮮生), 딩둥마이차이(叮咚買菜), 메이르유셴(每日優鮮) 등 신선식품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과도 협업하고 있다.

주밍은 틱톡, 위챗과 같은 온라인 채널에서 신상품 홍보를 통해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여 점차 브랜드 영향력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경영은 주로 장강삼각주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며, 특히 저장, 장쑤, 상하이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대두 제품 산업,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유통 기한이 짧고 콜드체인 물류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반경 150~300km 이내로만 이동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해당 지역의 수익이 주밍 전체의 94% 이상을 차지한다. 화동지역을 제외한 곳에서의 수익은 6%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사진 주밍]

[사진 주밍]

대두 제품 시장의 확장이 빨라지며 주밍은 장강삼각주 이외의 지역 확장을 모색 중이다. 주밍은 투자 설명서에서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생산기지 구축 및 시장 판매 네트워크 개선과 같은 조치를 통해 전국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밍은 지난해 난징궈궈(南京果果), 구이저우룽위안성(貴州龍緣盛)의 두 지역 대두 회사와 협력 계약을 체결했으며 특히 룽위안성과의 협력을 통해 본격적인 전국 시장 확장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주밍은 우한(武漢) 장샤(江夏) 경제개발구 관리위원회 관내에 대두 제품 생산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며, 투자금은 약 3억 위안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생산기지가 갖춰진 뒤 콜드체인 배송 물류를 자체 구축해 지역 시장의 경쟁 장벽을 구축하고 마케팅 네트워크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대두 기업의 전국 시장 확대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인다. 기술 장벽이 높지 않을뿐더러, 브랜드 파워가 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 폭리 업종이 아니기에 다른 지역의 공장을 인수하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제1의 두부 주식, 주밍은 중국 전역에 그 이름을 떨칠 수 있을까.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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