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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넘버 8’ 위한 승부처…경기·충남·강원 총력전 나선 민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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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왼쪽부터)와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 중앙포토·연합뉴스

6·1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왼쪽부터)와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 중앙포토·연합뉴스

6·1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세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양당 모두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9곳 승리’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정권 교체 직후 첫 선거를 앞둔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단독 입법 이후 민주당 지지율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사가 2~4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0%로 국민의힘(41%)보다 11% 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전주와 비교해 민주당 지지율은 4% 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6% 포인트 올랐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런 이유로 민주당 일각에선 “목표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변함없이 가겠다”는 기조다. 나름의 이유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쉽지 않은 선거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면 8곳은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호남(전북·전남·광주)과 제주·세종 등 5곳을 ‘우세 지역’을 모두 석권하는 동시에, ‘경합 지역’인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충청(충남·충북·대전), 강원에서 최소 3곳을 이기면 ‘8곳 승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중 핵심 역량을 집중할 곳은 경기·충남·강원지사 선거다.

① 경기 : 이재명의 ‘정치적 고향’…“전국 승패 가르는 바로미터”

3곳 가운데 민주당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지역으로 꼽는 건 경기지사 선거다. 대선에서 민주당과 유일하게 단일화했던 김동연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나섰고, 국민의힘에선 ‘대장동 저격수’를 자처해 온 김은혜 후보가 등판했다.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선거에서 맞붙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앙포토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선거에서 맞붙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앙포토

일단 민주당은 경기 지역은 ‘경합 우위’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지사직을 지냈고, 대선에서도 이 고문이 경기도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5.32% 포인트 앞섰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5일 경기선대위 출범식에서 “이곳에서 승리하냐 못하냐가 이번 지방선거의 우리 당 승패를 가르는 바로미터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고문의 약점 또한 경기도와 직결돼 있다는 게 문제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달 첫 출마 기자회견부터 “법인카드는 가족에게 건네져서는 안된다. 경기도 공무원을 사노비처럼 부려서도 안 된다”며 이 고문을 둘러싼 의혹들을 일일이 열거했다. “이 고문의 여러 정책을 승계하고 발전시키겠다”는 김동연 후보를 향해선 “대장동도 계승하겠다고 하는 것이냐”라고도 각을 세웠다.

이에 맞서 민주당이 내세운 건 김동연 후보의 ‘실력론’이다. 캠프 관계자는 “일 할 사람을 뽑는 선거인만큼, 경제부총리 출신의 풍부한 행정 경험이 ‘윤핵관’ 타이틀보단 호소력이 있다”며 “특히 광주 대단지 이주민이었던 ‘흙수저’ 스토리도 인물 구도에서 우위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인 강용석 경기지사 예비후보가 지난달 25일 서울시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국회의장 중재안에 여야가 합의한 것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무소속인 강용석 경기지사 예비후보가 지난달 25일 서울시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국회의장 중재안에 여야가 합의한 것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권에선 보수 성향 무소속 강용석 후보의 존재가 민주당에 호재라는 분석도 있다. 보수표가 분산된다는 이유에서다. 강 후보는 MBN·리얼미터의 경기지사 가상대결 조사(2~3일)에서 김동연 후보(47.9%)와 김은혜 후보(38.8%)에 이어 5.6%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강성 보수 성향인 강 후보는 국민의힘을 거칠게 비판하면서, 결국 보수표를 잠식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섣불리 단일화할 수도 없는 상대라, 결국엔 민주당에 유리한 구도”라고 말했다.

② 충남 : 양승조 “도정 연속성” vs 김태흠 “尹 정부가 미는 후보”

충남지사 선거에선 4선 의원 출신 현직 지사였던 양승조 민주당 후보가 재선에 도전한다. 방어전 상대는 3선 의원 출신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다. 양 후보는 지난 4년간 추진해온 정책의 완수를 위한 ‘도정 연속성’을,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팍팍 밀어주는 후보”라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6·1 지방선거 충남지사 선거에서 맞붙는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4일 대전 중구 CMB 대전방송 스튜디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6·1 지방선거 충남지사 선거에서 맞붙는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4일 대전 중구 CMB 대전방송 스튜디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런 구도는 지난 4일 CMB 대전방송 토론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양 후보는 지난 4년간의 도정 성과를 강조하며 “내포 혁신도시,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서산 민항 건설 등 지역 발전 씨앗을 뿌린 제가 그 결실을 거둬들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호소했고, 그러자 김 후보는 “제가 윤석열 정부의 동반자가 될 것이다. 정치력과 행정력을 갖춘 저는 충남 발전에 모든 경험과 능력을 바칠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양 후보는 “김 후보는 과거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이후) 윤석열 당선인을 ‘소영웅주의에 사로잡힌 정치검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지금도 그 생각이 변함이 없는가”라고 거칠게 몰아세웠다. 양 후보 캠프 관계자는 “김 후보가 당초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도전했다 ‘윤핵관’에게 밀려 지방선거로 유턴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③ 강원 : 상대 지역구에 사무실 낸 이광재 vs 김진태 

지난 1일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예비후보(왼쪽)와 국민의힘 김진태 예비후보가 시민을 만나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5.1 [각 후보측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h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1일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예비후보(왼쪽)와 국민의힘 김진태 예비후보가 시민을 만나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5.1 [각 후보측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h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강원지사 선거에 나선 이광재 민주당 후보와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는 각각 상대방 지역구에 캠프 사무실을 차렸다. 원주에서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후보는 김 후보의 지역구였던 춘천을 근거지로 삼았고, 반대로 김 후보는 원주에 사무실을 꾸렸다. 원주·춘천 등 영서 지역의 우위를 바탕으로 동진(東進)하겠다는 양측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 후보 측은 자신이 “강원 전역을 아우를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강원 평창 출신으로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지역구에서 두 차례 당선된 데다, 2010년 강원지사 선거 때도 일부 접경지대를 제외하곤 영동·영서에서 고르게 득표했다는 점이 근거다. 이 후보는 또 자신의 정책적 유연성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와의 협치에 대해서도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 후보는 강원 지역의 높은 윤 당선인 지지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대선 강원 지역에선 윤 당선인이 절반이 넘는 54.18%를 득표했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윤 당선인의 강원 춘천역 방문 일정에도 동행했다. 인물 경쟁력 측면에서도 김 후보는 “나는 군대 갔다 왔고, 전과도 없다”며 이 후보의 병역·전과 논란을 상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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