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붙은 플라스틱 재활용 배출법은? 배달용기 잘 버리는 법

중앙일보

입력

쓰레기사용설명서

배달 쓰레기. 편광현 기자

배달 쓰레기. 편광현 기자

쓰레기사용설명서는...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마라. 다시 보면 보물이니"
기후변화의 시대, 쓰레기는 더 이상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재활용·자원화의 중요한 소재입니다. 중앙일보 환경 담당 기자들이 전하는 쓰레기의 모든 것. 나와 지구를 사랑하는 '제로웨이스트' 세대에게 필요한 정보를 직접 따져보고 알려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배달 플라스틱 용기는 1225만 5000개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지난해 12월 기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수치다. 최근엔 배달 앱을 이용하는 업종과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플라스틱이 아닌 '배달 쓰레기'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부대찌개를 담는 비닐, 치킨을 감싸는 포일, 햄버거를 덮는 종이 포장지 등이다.

'제로 웨이스트' 세대에겐 음식을 먹은 뒤 수북이 쌓인 배달 쓰레기들을 어떻게 버릴지가 고민이다. 환경부는 '비·헹·분·섞'(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지 않는다) 원칙을 강조하지만, 음식 종류나 소재에 따라 헷갈릴 때가 많다. 잘못된 분리배출은 오히려 재활용을 방해하는 만큼, 정확한 분리배출법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

기자가 직접 3일간 전문가의 조언에 맞게 배달 쓰레기를 분리 배출해 봤다. 가장 헷갈리는 배달 쓰레기 5종(플라스틱 용기·비닐·종이·포일·일회용 수저) 버리는 법을 알아보자.

비닐 붙은 플라스틱은 재활용

배달음식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쓰레기는 비닐로 진공포장된 플라스틱 용기다. 주문량이 많은 한식, 중식, 야식 등 국물이나 양념이 밴 음식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다. 진공포장된 비닐이 부드럽게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접착력이 강해 맨손으로 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배달의민족 사옥 앞에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버리는 방식으로 시위한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배달의민족 사옥 앞에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버리는 방식으로 시위한 모습. 연합뉴스

플라스틱 용기에 비닐이 조금만 붙어있다면 플라스틱류로 분리 배출할 수 있다. 비닐(폴리에틸렌, PE)과 플라스틱 용기(폴리프로필렌, PP) 성분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PP는 녹인 다음 칩으로 만들어 재활용되기 때문에 소량의 PE가 섞여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PE가 많이 섞일수록 재활용률이 떨어지므로 칼이나 가위로 최대한 비닐을 제거해야 한다.

음식을 감쌌던 랩은 음식물이 닿지 않았다면 비닐로 분리하면 된다. 다만 랩 중 일부는 일반 비닐이 아닌 염화비닐(PVC)로 돼 있어 주의해야 한다. PVC는 PE보다 끈적이는 특성이 있는데 구분하기 어렵다면 안전하게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좋다.

종이는 이물질 여부가 중요

배달 쓰레기 중 플라스틱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건 종이다. 특히 피자나 치킨을 배달할 때 쓰이는 종이류는 기름이나 양념에 오염되면 재활용할 수 없다. 음식물과 직접 닿았던 종이는 모두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반대로 음식물이 묻지 않은 종이 포장지나 종이박스는 종이류로 분리 배출할 수 있다.

종이류 그릇은 양면코팅이 아닌 경우에만 종이로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대체로 음식을 담는 안쪽 면만 코팅이 되어있는데, 이 경우에도 내부 음식물은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단, 컵라면처럼 먹고 난 뒤 기름기가 묻는 종이 용기는 재활용이 어렵다. 햇빛에 말려 하얗게 바꾸는 법 등이 인터넷에 공유되고 있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배달 쓰레기. 편광현 기자

배달 쓰레기. 편광현 기자

영수증은 다른 재질이 많이 혼합돼 있어 종이로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종이박스, 종이 그릇과 달리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크기 작은 쓰레기는 줄여야

음식을 배달시킬 때 가장 중요한 습관은 크기가 작은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일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수저, 나무젓가락은 크기가 작아 선별장에서 제대로 선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진공포장 비닐을 제거하는 소형 플라스틱 칼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대부분 재활용되지 않고 버려져 소각될 확률이 높다. 필요한 만큼만 주문하는 게 환경오염을 최대한 막는 길이다.

한편 비슷한 이유로 작게 버려선 안 되는 쓰레기가 있다. 음식의 온기를 지속하기 위해 쓰이는 포일은 야구공 크기로 똘똘 뭉쳐서 캔류로 분리해야 하는 게 좋다. 자석에 붙지 않기 때문에 크게 만들어 버려야 선별장에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 공화국은 다회용기 실험 중 

분리배출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론 배달 쓰레기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이 때문에 최근 배달 앱 4사와 각 지자체에선 '다회용기 사용'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는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탄소 포인트 1000점을 주도록 배달 앱 4사와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 등 여러 지자체도 다회용기를 선택한 고객에게 할인쿠폰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앱 차원에서도 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실험 단계라 애로사항이 많다"고 했다.

배달용 다회용기. 서울시

배달용 다회용기. 서울시

전문가들은 다회용기 사용에 더 큰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다회용기 사용은 소비자와 음식점 모두에게 비용을 부담시키는 문제가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본사 지침상 용기를 바꿀 권한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기에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소비자와 업체를 지원해줘야 문화가 정착할 수 있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