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 사라졌다…尹 공약에 넣고 국정과제엔 뺀 정책, 왜?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2.05.07 05:00

업데이트 2022.05.0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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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서 사회정책팀장의 픽: 교육 부문 국정과제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인수위가 준비한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인수위가 준비한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지난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를 발표했습니다. 110개 국정과제 중 교육 관련 과제는 5개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당선인의 교육 관련 공약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대입 '정시 확대'와 '자사고·외고 존치'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국정과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요. 또 윤석열 정부에서 대입과 자사고는 어떤 변화를 맞을까요.

'정시확대' 공약은 가능, 정책은 불가능?

대입 수시모집 불공정 논란이 일면서 문재인 정부도 정시 확대가 불가피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한발 뒤로 빠지는 식이었습니다.

시민의 뜻에 따르겠다며 시민 490여명이 참여한 대입개편 공론화위원회를 내세웠습니다. 결론은 실패였습니다. 정시를 45% 이상으로 높이자는 방안이 1위였지만 그와 대척점에 선 '수능 절대평가' 방안이 별 차이없는 2위를 기록하면서 극심한 의견차만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부는 정시 비율 30% 이상이라는 애매한 수치를 대학에 제시했습니다.

김영란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2018년 8월 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란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2018년 8월 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시 확대 요구가 거세지면서 교육부 차관이 일부 대학에 전화를 걸어 정시를 늘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서울 소재 몇몇 대학을 콕 집어 정시 비율 40% 이상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당당하게 공식적인 방법으로 정시 확대를 추진하지 못한 이유는 이 사안에 대한 의견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시 모집만으로 학생 채우기가 더 어려운 지방에서는 반대가 더 클 수 있습니다. 후보 시절 말로는 얼마든지 주장할 수 있지만, 막상 정부 정책으로 특정 입시 방법을 늘려라 줄여라하는게 부담스러운 이유입니다.

자사고, 외고는 살아남을 수 있나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는 명확히 '외고, 국제고, 자사고 일반고 전환'이 써있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엔 이들을 존치한다는 말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학교유형을 마련하는 고교 체제 개편 검토"라는 표현으로 에둘렀을 뿐입니다.

자사고는 설립 근거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있습니다. 현 정부는 국회를 거칠 필요없이 시행령에서 설립 근거 조항을 '2025년부터 삭제'한다고 개정한 것만으로 자사고 폐지라는 국정과제를 달성했습니다. 새 정부도 시행령을 다시 바꾸면 자사고 존치는 가능합니다.

서울시 8개 자사고 교장단이 2021년 5월 28일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자사고 지정 취소처분에 대한 소송에서 승소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 8개 자사고 교장단이 2021년 5월 28일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자사고 지정 취소처분에 대한 소송에서 승소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관건은 민주당이 절대 다수인 국회입니다. 국회에서 자사고나 외고 등의 설립 근거를 시행령이 아닌 법에 명시하도록 개정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학교 존폐가 바뀔 수 없다는 명분도 있습니다. 여소야대의 환경에서 자사고 존치는 정쟁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좀 더 두고봐야 할 사안인 이유입니다.

초중등보다 대학에 방점 찍은 인수위

인수위의 교육 부문 국정과제는 '디지털 인재 양성', 'AI,SW 교육'을 제시했습니다. 또 대학 규제 개혁, 지방대 강화와 같은 대학 정책의 비중이 높습니다.

반면 유초중등 교육이나 입시는 뚜렷한 '대표 상품'이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300', 박근혜 정부의 '자유학기제', 문재인 정부의 '고교학점제'와 같은 구체적 학교 교육 정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교육 전문가보다 과학분야 전문가 위주로 인수위가 구성됐을때 예견된 일이기도 합니다.

결국 정시 확대나 자사고의 운명은 물론, 학교 교육의 모습이 어떻게 될지 현재로서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밑그림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교육 정책의 청사진은 더 늦어지게 됐습니다. 정부 출범 이후 내놓을 국정과제에는 보다 명확한 그림이 제시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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