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 면역력 높이는 한방치료로 극복한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2.05.0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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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7호 28면

생활 속 한방

그토록 기다려온 일상회복. 그간 피해가 극심했던 외식, 관광업계는 물론 영화, 유통업계 등이 일상회복에 맞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로나19가 사회 곳곳에 남기고 간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으나, 소비가 늘어나는 가정의 달(5월)을 맞아 모처럼 활기가 넘친다.

하지만 의료계는 다른 의미에서 더 바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지만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코로나 후유증(Long Covid)’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후유증을 ‘코로나19 확진자가 3개월 이내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공진단, 뇌 신경 세포 DNA 손상 예방

후유증의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국내외 통계를 종합해보면 기침부터 가래, 피로감, 미각·후각 장애, 두통, 불면증, 기억력 장애, 근골격계 통증 등 약 2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증상에 대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뚜렷한 치료 및 관리 가이드라인이 없어 갑갑한 실정이다. 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관련 가이드라인과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힐 정도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00만여 명으로 국민 3명 중 1명이 코로나19 감염력을 가진 상황이다. 확진자 중 20~30%가 코로나 후유증을 겪는다고 발표한 WHO의 기준을 적용하면 최소 340만명에서 최대 510만명에 달하는 후유증 환자가 생길 수 있다. 코로나 후유증과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한의학은 코로나 후유증 관리에서 신체 회복력을 높이는 방법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전인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인체 고유의 자생력을 높이고 면역체계를 안정화해 증상을 치료한다. 즉, 증상 억제가 아닌 면역 회복을 통해 부작용 없이 후유증 극복을 돕는다.

한의학에서는 사람마다 제각각 나타나는 후유증을 세분화하고 개개인에게 맞는 진단과 처방을 내린다. 가령 후유증 가운데 가장 많이 보이는 기침의 경우를 살펴보자. 해당 증상에 대해 한약제제 중 하나인 ‘청폐탕’이 활용되고 있다. 청폐탕은 기침과 호흡곤란이 생길 시 처방되는 한약이다. 대한한의사협회도 코로나19 관련 치료와 관련해 청폐탕을 제시해 최근 그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 필요에 따라 약재를 더해 만들어진 ‘독감탕신방’은 기침 외에도 가래와 콧물, 발열까지 잡을 수 있는 효과를 보인다. 특히 가미된 약재 중 반하와 백복령 등은 가래나 콧물을 따뜻하게 만들어 없애는 효능이 있다. 만약 기침 대신 인후통만 심한 경우에는 ‘선방패독탕’이 처방될 수 있다.

이처럼 한의학에서 증상에 맞는 다양한 처방과 치료법이 가능한 이유는 일찌감치 잘 구축된 감염병 치료 학문 ‘상한론’과 ‘온병학’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약국에서 인후통 치료에 활발히 쓰여 품귀현상을 빚기도 한 한약제제 ‘은교산’도 온병학에 근거를 둔 처방이다.

호흡기 관련 후유증 외에도 만성피로와 기억력 저하 등도 한의학적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바로 황제의 보약으로 알려진 ‘공진단’을 통해서다. 실제 원인 불명의 만성 피로와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공진단을 처방하기도 한다.

공진단은 사향과 녹용, 당귀 등을 배합해 만들어진 한방 처방이다. 실제 공진단은 최근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노화 방지, 기억력 증진 등에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면역력과 기억력 증진에 관심이 많은 어르신이 즐겨 찾는 보약이다. 이 때문인지 어버이날과 스승의날 등이 있는 가정의 달이 되면 공진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곤 한다.

앞서 공진단의 이 같은 효과 기전은 최근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의 연구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지난 11월 SCI(E)급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게재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자생 공진단’이 인체의 ‘시르투인1(Sirtuin1)’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르투인1 유전자는 2000년 미국 MIT 레너드 가렌티 교수가 발견한 장수와 건강 관련 유전자다.

연구팀은 특히 공진단의 농도가 짙을수록 시르투인1의 활성도가 높아지고 신경세포의 성장이 촉진된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공진단의 뛰어난 항산화 작용과 뇌 신경 세포 DNA의 손상 예방 효과도 세포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척추·관절 질환 치료에 쓰이는 추나요법과 약침도 코로나19 후유증 관리에 활용될 수 있다.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경추(목뼈) 및 두개골을 교정하면 뇌 혈류량를 증가시켜 누적된 피로와 두통을 날릴 수 있다. 또한 해외 연구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면역 단백질인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부추겨 근골격계 부위에 염증성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항염 효과가 입증된 약침을 해당 부위에 직접 놓으면 통증을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다.

코로나19는 정신에도 후유증을 남겼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만 19세 이상 성인 2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지난 2년간 우울감 경험률과 스트레스 인지율은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지난해 기준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우울감(슬픔이나 절망감 등)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전년 대비 1%p 증가한 6.7%로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스트레스 인지율도 코로나19 전인 2019년(25.2%)보다 높은 26.2%를 기록했다.

불안감 개선 위한 한약 부작용 적어

정신과 약물 또는 심리상담센터 이용에도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지 않는다면 한의학으로 시도해보길 적극적으로 권한다. 자생한방병원 코로나 회복 클리닉에서는 두근거림과 불안초조, 스트레스, 불면 등의 증상 개선을 위해 처방되는 한약 ‘가미사물안신탕’을 활용하고 있다. 한의학적 접근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유도해 증상을 치료한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적다.

인류 앞에 코로나19 후유증이라는 또 다른 숙제가 놓인 상황이다. 이제는 다양한 접근을 통해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한의학이 그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앞으로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담의료기관을 지정한다고 한다. 모쪼록 후유증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데 한의학의 강점이 발휘되길 바란다.

김미령 자생한방병원 코로나 회복 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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