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 빅스텝 후폭풍, 코스피 1.23% 내리고 환율 1272원 넘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87호 01면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하락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06 포인트(1.23%), 코스닥은 15.84포인트(1.76%) 하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1266.3원)보다 6.4원 오른 1272.7원을 기록했다. [뉴시스]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하락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06 포인트(1.23%), 코스닥은 15.84포인트(1.76%) 하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1266.3원)보다 6.4원 오른 1272.7원을 기록했다. [뉴시스]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빅스텝)한 당일 펼쳐진 ‘안도 장세’가 무색하게 하루 만에 주요 3대 지수가 모두 수직 낙하했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도 내려앉았다.

5일(현지시간) 미 뉴욕 증시의 나스닥은 전날보다 4.99% 하락했다. 애플(-5.6%)·테슬라(-8.3%) 등 기술주가 대거 떨어진 영향이다. 다우존스와 S&P500도 전날보다 각각 3.12%, 3.56% 하락했다. 나스닥·다우존스의 하락 폭은 2020년 10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컸다. 비트코인도 전날보다 7.85%(6일 오후 3시30분 기준) 급락한 3만64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여파로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 내린 2644.51에 거래를 마쳤다. 어린이날로 휴장한 5일을 빼고 나흘 연속 하락이다. 개인이 순매수(7625억원)했지만, 외국인·기관이 7789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6.4원 내린(환율 상승) 달러당 1272.7원에 장을 마쳤다. 연준의 빅스텝 직후 크게 뛰었던 뉴욕 증시가 자유낙하한 건 연준의 향후 행보를 투자자들이 직시하게 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을까 긴장했다가 일시적으로 마음을 놨지만, ‘점보스텝’(두 차례 이상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패닉 셀링’(공포 매도)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연준 정책 선회 전까지 시장 흔들릴 것”

자이언트스텝이나 점보스텝이나 결론적으로 긴축의 강도에서 큰 차이가 없는 탓에 시장이 뒤늦게 흔들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팀 호란 칠튼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약을 먹은 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가 시장에 미칠 때까지 시차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다음 달부터 대차대조표(B/S)를 축소하는 ‘양적 긴축(QT)’을 시작하는 것도 시장의 불안감과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양적 긴축을 통해 0.25%포인트 금리 인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일축한 연준의 정책 노선이 너무 온건하다고 여긴 반작용으로 시장이 흔들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지 못하면 각종 생산 비용 등 부담이 커지고 소비가 위축돼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를 2% 중반으로 낮추기 위해 더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시장이) 보는 것 같다”며 “시장이 연준의 정책 금리 전망치를 높여 잡으며 시장 금리가 뛰었고, 증시가 낙폭을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날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이 더 강력한 긴축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작용했다는 이야기다.

존 잉그램 크레스트우드 어드바이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잡히고 연준이 정책을 선회하기 전까지 (시장이 흔들리는) 이 같은 상황은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커지는 인플레 압력에 주요국 중앙은행은 속속 기준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영국 영란은행(BOE)은 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날 홍콩의 중앙은행인 금융관리국도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1.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