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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박민영의 댓글 읽어드립니다

기득권 세력만 웃는 '젠더 갈등'...이 때문에라도 여가부 없애야

중앙일보

입력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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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필진이 자신의 칼럼에 달린 댓글을 직접 읽고 생각을 나누는 콘텐트인 '나는 고발한다 번외편-댓글 읽어드립니다'를 비정기적으로 내보냅니다. 오늘은 윤석열 캠프에서 청년보좌역을 지낸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참여했습니다. 그가 쓴 '어릴적 여가부 도움받은 청년, 기꺼이 폐지 지지한 이유' 칼럼의 댓글에 필자가 직접 답변해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그래픽=김현서

그래픽=김현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지난 3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주요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가 빠지면서 공약 파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6일 “여가부 폐지 공약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며 "여가부 폐지를 위한 입법과 아울러 무엇이 문제인지 철저히 파악해 부처(여가부)가 수행해온 순기능을 어느 곳에서 담당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선이 끝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가부 폐지는 여전히 가장 논쟁적 이슈입니다.
청소년기에 여가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청년보좌역으로 활동하며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적극적으로 옹호했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여가부의 모든 기능에 부정적인 건 아닙니다. 자신이 받았던 여가부의 여러 정책적 도움을 예로 들며 가족정책의 중요성은 강조하니까요. 그는 “가정폭력을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게 하고, 위자료와 양육비 산정 기준을 개선하였으며, 한부모 가정 지위를 신설하여 지원한 건 여가부의 공”이라며 “다만, 어릴 적 여가부의 도움을 받은 내가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건 여가부가 이런 순기능이 가려질 만큼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역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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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변인의 칼럼에 대해 대다수의 댓글은 가족정책의 중요성에 공감했습니다. 아울러 박 대변인이 밝힌 유년시절에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가부 폐지에 대해선 입장이 갈렸습니다. 박 대변인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동영상을 통해 그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 글 아래에는 박 대변인이 직접 뽑은 베스트 댓글도 소개합니다. 어떤 댓글을 꼽았을지 독자 여러분이 댓글을 먼저 읽고 한번 맞춰보십시오.

성별을 이유로 위협받고 범죄에 놓이고도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음.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폐지를 논의하니 젠더 갈등으로 담론이 굳혀지고, ‘가족’ 문제는 다소 가려지게 되었다고 생각함. (alsl****)
여성들이 겪고 있는 성범죄와 경력단절 문제는 100% 공감합니다. 여성가족부가 폐지된다고 이런 약자를 보호하지 않는 건 아니거든요. 성범죄와 관련해선 법무부가 도움을 줄 수 있고, 가정 폭력이나 경력단절 문제 등은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에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새 정부에서도 그런 방향으로 개편 가닥을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성가족부가 부추긴 젠더 갈등'이 정확히 무엇이고, 이를 여성가족부가 어떻게 부추겼는지, 이것이 여성가족부의 폐지로까지 이어질 만큼 중대한 문제인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필요함. (gkst****)
여가부는 젠더 갈등을 함께 해결해야 할 남성을 적이자 잠재적 가해자로 몰았습니다. 이게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해요. 적으로 몰다 보니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게 됐고 남성의 분노를 사게 됐습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남성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법안을 입안한 게 갈등을 키웠고요.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고요. 그는 민주당 상임고문이던 지난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때 피해자를 추모하며 본인 SNS에서 '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 슬프고 미안합니다'라고 썼습니다. ‘여자라서 죽었다’는 일방적 주장에 대한 동의 표시이자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모는 거죠. 2018년 혜화역 시위 당시엔 정현백 여가부 장관이 직접 참석하기까지 했습니다. (노출이 심한) 여성 아이돌 의상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정작 여성들이 남성 아이돌을 팬픽 소재로 삼아 성적으로 소비하는 데 대해선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고요. 
네 가정의 경우는 수많은 별 중의 하나의 별과 같음.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보도록 해라. 뭔 말인지 이해가 안 되지? 우주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라. (eo****)
내 가족 경험을 일반화하지 말라, 이런 말씀 같습니다. 우리 가족이 이랬기 때문에 여가부도 폐지해야 한다, 이렇게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더 힘든 가정도 있고 다른 의미에서 어려움을 겪는 미혼모, 한부모 가족 등 많은 약자가 있습니다. 그들을 위한 정책 지원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닙니다. 다른 곳을 통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여가부를 폐지한다고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필자가 어떤 연유로 가족 보호만을 전담하는 부서를 꾸리고자 했는지 이해 감.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성폭력 등 문제에 휩싸여 어려운 시절을 보낸 경험이 있을 것이라 생각함. 문제 상황에 부닥친 수많은 개인을 폭넓게 포용하는 방향으로 여가부 개편을 모색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함. (yuje****)
여가부가 폐지된다고 해서 여성들이 받던 다양한 도움들, 이를테면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해바라기센터 같은 기능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필요하다면 성범죄를 관할하는 법무부에서 해당 기능을 강화해서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고, 경력단절 문제는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가 협업해서 더 잘할 수도 있습니다. 가능성은 여러 방향으로 열려 있습니다.  
무책임한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386세대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서 여가부 해체론으로 연결 지었는데 그 연관성이 잘 이해 가지 않음. 386세대는 오직 민주당의 기성정치인이며 '청년세대'는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20대 남성으로만 보임. 발언권 없는 이들이 '세대' 내로 호명되지 못하고 밖으로 밀려날 때 필자의 꿈인 '세대교체'와는 상관없이 정치의 구태의연한 반복만 목도하게 될 것임. (qkqh****)
제 아버지 사례가 586세대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사실 아버지 얘기를 한 건 이념을 내세워 외고·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면서 정작 자기 자식은 이런 학교에 보내려고 하는 이중성의 예로 든 겁니다. 
여가부 폐지와 관련해선, 2030 남성 60~70%가 폐지에 찬성하고 여성도 50%가량 찬성합니다. 결코 일부가 아닙니다. 또 말씀하신 것처럼 지나치게 젠더 이슈에 매몰되면 우리가 추구하는 세대교체와 멀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남녀가 갈등하는 사이 기성세대는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거든요. 이를 위해서라도 젠더 갈등을 부추겨온 여가부를 폐지하고 남녀 통합의 물꼬를 열어야 한다는 게 저의 문제의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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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장점과 단점을 통해 올바르게 실천하는 것이 배움의 방법이며 가까이는 부모로부터 배웁니다. 꼰대 아버지와 독립선언한 어머니의 결핍은 삶의 원동력이 되었지만 여가부의 도움이 직접적이었습니다. 결국 여가부 폐지가 미혼모와 한부모 가정, 위안부 피해자 보호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부처를 신설하겠다는 생각으로 개선되며 세월은 세대교체를 이루게 된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다만 어떤 것은 온고지신이란 말처럼 그대로 있기도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h191****)
칼럼에 대한 전반적인 동의 표시를 해준 것 같아요. 다만 폐지 자체에 대해서는 온고지신이라는 말씀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해 주신 듯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윤석열 당선인께서 이런 입장을 채택하지 않으셨다면 이렇게까지 폐지 입장을 완고하게 얘기할 일은 없었을 거예요. 저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할당제 같은, 제도의 문제 자체를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을 건드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성가족부가 지금은 사회를 치유하는 효과보다 사회의 어갈등을 부추긴 효과가 더 크고 그런 지점들 때문에 가족의 아픔을 돌보는 본연의 기능을 잘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성들 중에서도 가장 큰 약자인 우리 어머니 세대 여성들의 담론을 담지 못한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여성부처가 아니라 가족부처로서의 기능을 회복했을 때에 정말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건강한 논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저는 이런 생각을 담으려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이야기를 해 나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