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장수의 비결은 'ㄱㄷㄴㄹ'...이게 없는 노인, 사망률 3배 뛴다

중앙일보

입력 2022.05.06 21:26

업데이트 2022.05.0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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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비결 ‘거동 능력’ 지키려면

노화가 진행할수록 신체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유난히 노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거동 능력이 떨어지며
건강 악화 속도가 빠르다면 문제다. 특히 노년기의 행복과 삶의 질은 거동 능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스로 걷거나 움직이기 힘들면 일상생활뿐 아니라 장수를 기대하
기 어렵다. 가정의 달 5월, 한 번쯤 부모의 건강 지표를 살피고 거동 능력이 저하하지 않도록 미리 대처에 나서자.

이모(71·여)씨는 최근 1~2년에 걸쳐 뼈가 두 번 부러져 동네 병원에서 골절 치료를 받았다. 치료 후 한동안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다가 요즘 부쩍 다리에 힘 빠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걷기가 힘에 부쳐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단순히 ‘뼈 건강에 좀 더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악력이 약해진 데다 근육량은 적은 대신 체질량지수가 비만에 해당해 건강 개선이 절실했다. 의사는 “건강 지표들이 부정적이고 걷는 속도가 느려져 건강이 더는 악화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동량 줄면 노년에 근력·관절 문제

이처럼 노년층의 건강 지표 중 하나로 거동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느냐가 건강 유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거동이 불편하면 운동량이 크게 줄어 근력과 관절 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주로 앉아 있거나 누워서 생활하다 보니 노화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진다.

거동 능력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한 조사 연구에서 50~69세의 14%, 70세 이상의 44%가 거동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동 능력이 중요한 건 사망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들을 평균 9.9년 관찰한 결과 사망률이 거동 능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 45%, 없는 경우 15%로 차이가 컸다. 거동 능력은 뼈와 근육, 지방 등 몸의 주요 구성 요소 모두와 관련 있다. ▶골다공증 ▶근육량 감소 ▶낙상 과거력 ▶느린 보행 속도 ▶약한 악력 ▶지방량 증가 중 세 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거동 능력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봐야 한다. 마치 혈압과 혈당, 혈중 지질 농도, 당뇨병, 비만 등을 아우르는 대사증후군을 심혈관계 질환의 유발 요인으로 인식하는 것과 유사하다.

따라서 비교적 젊을 때부터 이를 살펴 급격한 노화를 막고 거동 능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주요 과제는 뼈·근육의 건강을 다스리고 비만하지 않게 체중을 관리하며 균형감각을 향상하는 것이다. 첫째, 뼈와 근육 관리다. 뼈는 약해지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주로 낙상·골절과 같은 이차적인 문제를 겪고 나서야 발견된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소영 교수는 “골다공증은 그 자체로 증상이 나타나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자신의 뼈 상태를 지속해서 확인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폐경 후 여성이나 70세 이상 남성, 조기 폐경과 같은 골다공증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골밀도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칼슘·필수 아미노산도 잘 챙겨야

간혹 비만한 상태가 뼈 건강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다. 뼈에 무게가 어느 정도 가중되면 골밀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중요한 사실은 체중이 나가더라도 근육량이 많아야 의미가 있지 지방량이 많은 건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을 확보하고 근육의 힘을 기르는 게 중요한 이유다. 그러려면 외출을 자주 하거나 목적지보다 한 정거장 일찍 내려 걷는 등 일상에서 자주 움직이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선호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최소 주 2회 이상 햇빛을 쐬는 생활습관을 가지면 근육량과 근력을 동시에 단련할 수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정형외과 김진우 교수는 “노년기 운동은 골밀도가 소실되는 속도를 늦추고 근육과 운동신경을 발달시킴으로써 낙상 예방에 효과가 있다”며 “산책과 조깅, 등산, 에어로빅, 계단 오르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둘째, 영양 관리다. 무작정 섭취량을 늘리기보다 근육 유지와 체중 관리에 초점을 두는 게 핵심이다. 우유·치즈·요구르트·굴·조개·녹색 잎채소 등으로 신경과 근육 움직임의 필수 요소인 칼슘을 보충한다. 우리나라 노년층은 탄수화물 의존도가 높은 대신 단백질·지방 섭취량은 부족한 편이다. 영양 균형을 맞추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면 식단에서 단백질의 비중을 늘릴 것을 권장한다. 단백질은 체중(㎏)당 약 0.8~1g 섭취하는 게 정석이다. 이때 중요한 건 콩이나 시금치, 두부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 섭취와 함께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지 않도록 식사 때마다 흰살 생선이나 닭고기, 돼지고기 안심·뒷다리 부위, 소고기 우둔살·사태·토시살, 달걀, 오징어 등 동물성 단백질을 챙겨 먹는 것이다.

마지막은 균형감각 관리다. 나이가 들면 하지 근력이 약해지고 감각이나 관절의 활동 범위가 줄면서 자세가 무너지고 동요하는 경우가 많다. 또 자세가 흔들릴 때 넘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근수축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심부 근육은 주로 몸의 균형을 잡을 때 쓰이는데 일반적인 근력 향상 운동만으론 단련하기 힘들다. 실내에선 감각 기능을 이용하고 근육의 수축·이완을 반복하는 짐볼 운동으로 균형 능력을 키운다. 또한 발끝이나 뒤꿈치로 걷기, 일직선으로 걷기, 한 발로 서 있기, 옆으로 걷기 등을 꾸준히 함으로써 균형 감각을 자극·향상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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