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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분당갑 출사표…당내 “경기지사 선거가 진짜 성적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6일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인수위 정책과제 국민보고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분당갑뿐 아니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라며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만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가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고 개혁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출마 뒤)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켜서 경기도가 발전하고 정부 협조도 잘 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인천 계양을에 이재명 당 상임고문을 전략공천한 것을 두고는 “연고가 있는 곳에 출마하는 것이 정치인의 상식이자 도리”라며 “이 상임고문은 분당갑이나 경기도 쪽에서 출마하는 것이 정도(正道)였다”고 지적했다. 분당갑과 자신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안랩 사옥을 지은 곳이 분당갑 지역”이라며 “제가 안랩 경영자로 있을 때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곳에 사옥을 지었다”고 말했다. 또 “처음에는 안랩 사옥이 허허벌판에 있었는데, 지금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됐고, 제가 그것에 일조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6일 수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경기도 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를 마친 뒤 경기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뉴스1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6일 수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경기도 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를 마친 뒤 경기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뉴스1

분당갑 선거는 안 위원장이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 치르는 첫 선거이자, 완주 가능성이 큰 선거다. 안 위원장은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완주했지만,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올해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중도 사퇴했다.

국민의힘 측은 안 위원장이 분당갑에서 선전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안 위원장이 인지도가 높은 대선 주자급 정치인인 데다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분당구에서 이 상임고문을 12.66%포인트 차이로 앞지르며 선전했다. 또 안 위원장과 ‘빅매치’ 가능성이 거론되던 이 상임고문이 분당갑이 아닌 인천 계양갑에 공천된 것도 변수다. 안 위원장이 향후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결정되면 김병관 민주당 후보와 맞붙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의 진짜 성적표는 분당갑이 아니라 경기지사 선거에 달렸다”는 반응도 있다. 중앙일보·한국갤럽의 4월 29~30일 경기지사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42.7%, 김동연 민주당 후보 42.6% 지지율로 박빙이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안 위원장과 이 상임고문의 맞대결은 불발됐지만, 수도권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은혜·안철수’, 민주당 ‘김동연·이재명’으로 일종의 러닝메이트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위원장과 이 상임고문이 수도권 전체를 두고 간접 대결을 펼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안 위원장의 출마가 경기지사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6일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전략공천했다.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은 6일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전략공천했다. 중앙포토

안 위원장의 분당갑 출마는 당권 도전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2020년 총선 패배로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한 뒤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거쳐 이준석 당 대표 체제에 이르렀다. 이 대표의 임기는 2023년 6월까지이지만, 당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 초기 당과 정부의 관계가 재정립되고, 권력 구조가 격변하는 것을 고려하면 전당대회가 빨리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과거 안 위원장과 ‘악연’을 이어온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안 위원장에게 (당 대표) 깃발을 넘겨주는 상황이 오면 재미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려면 안 위원장이 잘해야 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덧붙였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윤 당선인과 면담했다고 한다. 인수위 관계자는 “안 위원장이 윤 당선인에게 출마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입장에서는 안 위원장의 분당갑 출마를 그간 불거졌던 ‘안철수 홀대론’을 불식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야권 관계자는 “향후 당권 경쟁 과정에서 안 위원장이 부상하면 윤 당선인 측으로서는 비(非)윤석열계 인사들을 우회 견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후 수원 영통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경기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에 참석 후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후 수원 영통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경기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에 참석 후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위원장을 향한 견제 움직임도 상당하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안 위원장이 당내 세력 기반이 없기 때문에 의회에 입성하더라도 당권 경쟁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분당갑에 먼저 출사표를 던진 박민식 전 의원과의 교통정리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날 이준석 대표는 “안 위원장은 전략공천에 해당하지 않지만, 다른 공천자와 마찬가지로 단수 공천과 경선의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이날 해단식을 열었다. 지난 3월 18일 출범한 지 49일 만이다. 인수위는 4일 코로나19 사태 극복과 부동산 정상화 등 110개 국정과제를 발표를 끝으로 업무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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