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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인플레? 긴축? 5% 배당으로 극복해볼까

중앙일보

입력 2022.05.06 07:00

4.8%.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인플레이션 충격은 이미 현실이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물가상승)’ 운운하는 불길한 전망도 나옵니다. 그래서 물가상승 덕을 볼 만한 종목에 눈길이 가는데요. 그 대표주자를 오늘 소개합니다. 맥쿼리인프라입니다.

 맥쿼리인프라의 대표 투자자산 중 하나인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지분율 24.1%). 사진 맥쿼리인프라

맥쿼리인프라의 대표 투자자산 중 하나인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지분율 24.1%). 사진 맥쿼리인프라

맥쿼리인프라(공식 명칭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는 펀드입니다. 국내 최대 규모이면서, 유일하게 상장된 인프라펀드이죠. 법(민간투자법)이 정한 사회기반시설(유료도로·교량·터널·철도·항만 등)에 투자해서 수익금을 주주들에게 나눠줍니다.

맥쿼리인프라가 설립된 지 20년. 간단히 역사를 소개하자면 IMF 외환위기 당시 국가 재정이 쪼들려서 도로 닦을 돈조차 부족했는데요. 민간에서 돈을 끌어오기 위해 DJ정부가 당근책(‘최소수입보장’이란 정부 보조금 제도)을 내밀었고요. 이에 호주 맥쿼리그룹이 한국에 진출하며 만든 펀드입니다. 이후 굵직한 SOC사업들(서울지하철9호선, 우면산터널,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등등!!)에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했죠(참고로 9호선에선 손 뗀 지 오래).

맥쿼리인프라는 SOC사업을 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지분을 사들이고, 여기에 대출까지 제공합니다. 주주이자 채권자인 거죠. 보통 선순위대출은 은행이 제공하고, 맥쿼리인프라는 후순위대출을 대는데요. 후순위대출은 당연히 고금리라 이자수익이 쏠쏠합니다. 대신 사업이 망하면(예-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망해서 통행이 막히면?) 돈을 떼일 우려가 있긴 합니다만(설마 그런 일이???).

마산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마창대교. 맥쿼리인프라가 지분 70%를 보유한다. 사진 맥쿼리인프라

마산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마창대교. 맥쿼리인프라가 지분 70%를 보유한다. 사진 맥쿼리인프라

이름과 역사만 보고 맥쿼리인프라가 외국자본인 줄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아닙니다. 외국인 주주 비율은 14.1%뿐이고 국내 기관투자자(45.9%)와 개인투자자(40%)가 대부분을 차지하죠. 물론 여전히 ‘폭리 취하는 외국자본’이라고 공격하는 지자체·시민단체가 적잖은 건 사실(폭리는 잘 모르겠지만 외국자본 얘기는 억울할 듯).

인프라펀드니까 가장 중요한 건 어느 인프라에 투자했느냐이죠. 맥쿼리인프라 포트폴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맥쿼리인프라 포트폴리오 구성.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맥쿼리인프라 포트폴리오 구성.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유료 도로 비중이 꽤 높은데요. 유료 도로가 돈을 잘 벌려면? 둘 중 하나죠. 통행료를 올리거나, 통행량이 늘어나거나!

요즘 날도 좋고,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확실히 길에 다니는 차가 늘어났죠. 출퇴근 차량에, 나들이 차량까지. 통행량은 자연히 늘어나는 추세. 올 1분기엔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도로의 통행량이 1년 전보다 2.3% 늘었는데요. 본격적인 엔데믹에 접어든 2분기 이후엔 더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앞으로 해외여행 위해 공항 가는 차량까지 늘어나 준다면 완전 정상화될 듯. 그럼 통행료는? 계약 구조상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올리게 돼있다는군요. 인플레이션 위험? 그게 뭔가요~~

부산신항만 2-3단계는 물동량이 빠르게 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올 1분기엔 전년보다 물동량이 20.9%나 뛰었죠. 구항(북항)으로 가던 컨테이너선박이 점점 신항으로 옮겨오면서 신항 물동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

맥쿼리인프라는 부산신항만 2-3단계 운영사인 비엔씨티의 지분 30%를 보유한다. 사진 맥쿼리인프라

맥쿼리인프라는 부산신항만 2-3단계 운영사인 비엔씨티의 지분 30%를 보유한다. 사진 맥쿼리인프라

맥쿼리인프라는 지난해 도시가스 사업자 2곳(해양에너지, 서라벌도시가스)의 지분 100%를 인수했습니다. 이건 좀 특별한 의미 있는데요.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다른 인프라자산(도로, 철도, 항만) 시행사는 사업 기간이 보통 25~30년으로 정해져 있거든요. 그런데 만약 모든 자산 운영기간이 끝나버리면? 운영권은 정부에 반납하고, 맥쿼리인프라는 펀드를 청산해야 하죠. 그런데 이 도시가스 사업은 그냥 맥쿼리인프라 겁니다. 매각하지 않는 한 만기 없이 계~속 가는 거죠. 고로 신규사업이 없어서 펀드를 청산하게 될 일은 이제 없다는 점. 시한부 인생 끝~~

도시가스 사업은 당분간 전망이 밝습니다. 금리랑 관련 있는데요. 도시가스 요금을 정부가 정하는데, 원료비뿐 아니라 금리도 반영하게 돼있습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도시가스사업 투자자 몫(투자보수율)이 따라서 올라가는 구조이죠(원료비는 매달, 투자보수율은 1년에 1번 조정). 따라서 물가상승과 금리인상 리스크를 모두 헤지할 수 있는 셈. 도시가스 사업을 추가하면서 ‘친환경’ 타이틀을 갖게 되는 건 덤이고요.

맥쿼리인프라는 지난해 도시가스 회사를 인수했다. 만기가 따로 없기 때문에 펀드를 영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사진 맥쿼리인프라

맥쿼리인프라는 지난해 도시가스 회사를 인수했다. 만기가 따로 없기 때문에 펀드를 영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사진 맥쿼리인프라

모든 환경이 맥쿼리인프라에 꽤 유리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아울러 ‘금리인상기엔 현금흐름이 확보되는 배당형 자산이 인기’인 거 아시지요? 코스피 대표 고배당주 맥쿼리인프라는 올해 배당을 얼마나 줄까요.

맥쿼리인프라는 2016년부터 쉬지 않고 배당액을 늘려왔는데요. 지난해는 750원(상반기 370원, 하반기 380원)이었죠. 올해는 780원(KB증권)~800원(삼성증권) 내다봅니다. 지금 시가 기준으로 배당수익률 5.4~5.6%이니, 꽤 쏠쏠합니다.

좋은 점만 많이 얘기했는데 당연히 리스크가 있습니다. 가장 큰 건 기존 사업 중엔 정부가 일정 수입을 보장해주는 옵션이 달린 게 많았는데, 그 보장 기간이 끝나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천안-논산 고속도로는 올해, 서울-춘천 고속도로와 용인-서울 고속도로는 2024년이면 정부의 수입보장이 끝나죠. 또 최근 새로 투자한 사업들(인천-김포 고속도로, 동북선 도시철도 등)은 아예 처음부터 이런 옵션이 붙지 않았는데요. 안정성 면에선 예전 같지 않다고도 볼 수 있죠.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천안-논산 고속도로(지분율 60%)는 정부가 일정 수입을 보장해주는 기간이 올해로 끝난다. 단 사업기간(실시협약기간)은 2032년까지로 아직 많이 남아있다. 사진 맥쿼리인프라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천안-논산 고속도로(지분율 60%)는 정부가 일정 수입을 보장해주는 기간이 올해로 끝난다. 단 사업기간(실시협약기간)은 2032년까지로 아직 많이 남아있다. 사진 맥쿼리인프라

대체로 주가움직임이 크지 않은, 달리 보면 재미 없는 종목이란 점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한두단계 호가 안에서 움직이는 일봉 모양이 바코드 같다고 해서 바코드주가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채권 같은 주식이란 평도.

대신 그만큼 안정적이고 하락장에도 방어를 잘하죠. 그래서 배당금 받으면 재투자해서 초장기로 오래오래 묵힐 만한 주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 성향에 따라 호불호 나뉠 듯.

참고로 미국에도 맥쿼리인프라와 비슷한 상장인프라펀드인 UTF펀드가 있습니다(티커 UTF). 철도·도로·공항 등에 투자. 배당률은 맥쿼리인프라보다 좀더 높은 편이고(배당수익률 6%대) 월배당을 한다는 게 장점. 대신 폐쇄형펀드라 거래량이 적어서 사고 팔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재미는 좀 없어도 지키고 불려나갈 때

※이 기사는 5월 4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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