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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셀프 번식 시작"…美·英·남아공 재확산 주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미크론(BA.1) 변이에서 파생된 '후손 변이'들이 미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을 이끌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오미크론 변이는 스스로 자신의 혈통(lineages)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평했다.

미국의 덴버공항에서 일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서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덴버공항에서 일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서 있다. AFP=연합뉴스

BA.2.12.1, 美 감염의 37%...확진 급증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BA.2(스텔스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12.1이 최근 미 전역 코로나19 감염 사례의 37%를 차지한다고 추정한다. BA.2.12.1은 BA.2보다 전파 속도가 약 25% 빠르다.

이에 따라 워싱턴·미시시피·조지아·메인·네바다·사우스 다코타·몬태나 등 미 대부분의 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주보다 50% 이상 늘었다. 미 전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1일 3만 명대를 기록했으나, 최근 3일 평균 6만 명대로 치솟았다. 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지난주보다 약 10% 증가했다.

4일(현지시간) CNN은 "이번 확산의 주범은 BA.2.12.1로 보인다"고 평했다. BA.2.12.1의 확산에 따라 BA.2가 미 감염 사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기존 70%에서 지난주 62%로 줄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BA.2.12.1은 지금까지 미국 이외에도 한국·싱가포르·호주·뉴질랜드·인도 등 20여 개국에서 발견됐다.

BA.4, BA.5 확산 남아공 감염자 4배 증가  

남아공의 쇼핑몰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 AP=연합뉴스

남아공의 쇼핑몰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 AP=연합뉴스

BA.1의 또 다른 하위 변이인 BA.4, BA.5는 지난달 말 기준 남아공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60%를 차지한다고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가 밝혔다. 두 변이가 확산하며 남아공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5일 1538명에서 지난 4일 6170명으로 한 달 사이 4배가량 증가했다. 입원 환자도 더불어 늘고 있다고 남아공 보건 당국은 전했다.

남아공 연구 결과 BA.4, BA.5는 백신을 맞지 않고 오미크론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이들의 중화항체 생산량을 8분의 1로, 백신 접종 후 오미크론 돌파 감염자의 항체 생산량을 3분의 1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진행한 남아공 아프리카보건연구소는 "BA.4, BA.5는 새로운 감염 파동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오미크론 감염 경험이 오미크론 하위 변이 감염 예방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 변이는 남아공 이외에도 미국·영국·스위스·프랑스·독일·호주·이스라엘·파키스탄 등 20여 개국에 전파됐다. 특히 미국에선 BA.4와 BA.5가 각각 10개 주, 5개 주에서 발견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4일 "BA.4, BA.5가 더 심각한 증상을 일으킨다고 말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지 않았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평했다.

英에서도 "지배 변이 될 것"  

NYT는 오미크론(BA.1)이 남아공에서 먼저 확산한 후 전 세계로 번졌다는 점에서 "남아공의 최근 급증은 코로나19 감염병의 다음 장(chapter)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영국에선 BA.4, BA.5 감염 사례가 아직까지 소수이지만, 향후 지배 변이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와 방역 당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inews가 전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폴 헌터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 교수는 "완전히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지 않는 한 BA.4, BA.5가
영국에서 지배적인 변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코로나19 검사소. EPA=연합뉴스

영국의 코로나19 검사소. EPA=연합뉴스

이에 방역 체계를 느슨하게 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CDC는 일부 법원의 의무화 금지 판결에도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라고 지난 3일 재차 권고하기도 했다.

다만, 헌터 교수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얼마나 (코로나19) 급증을 초래할 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전 오미크론 감염과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보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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