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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다음 이게 뭐야"…안방서 '르쌍쉐'가 안보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왼쪽부터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 로고. [이미지 각 사]

왼쪽부터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 로고. [이미지 각 사]

수입차 업계의 ‘투 톱’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에 이어 판매량 3, 4위를 굳히고 있다. 국내에 생산시설을 둔 외국계 자동차 업체 3인방, 일명 ‘르쌍쉐’(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한국GM)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벤츠·BMW에 추월당한 뒤 올 들어서도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차협회에 따르면 벤츠와 BMW의 4월 국내 판매량은 각각 7822대, 6658대로 집계됐다. 앞서 4월 실적을 발표한 쌍용차(4839대), 한국GM(2951대), 르노코리아(2328대)의 내수 판매량을 크게 앞섰다.

1~4월 누적 판매량도 벤츠와 BMW는 각각 2만5964대, 2만4701대로 2만 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3사는 각기 1만~1만9000여 대로 1분기보다 벤츠·BMW와 판매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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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쉐는 생산 기지화, 쌍용은 회생절차 발목

벤츠·BMW가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 기아에 이어 명실상부하게 판매량 3, 4위로 올라선 모양새다. 지난 1분기까지 신차 등록 대수로 집계한 시장 점유율도 현대차(37.7%), 기아(32.6%)에 이어 벤츠·BMW가 각각 5%대였고, 쌍용차 4.5%, 르노코리아 4%, 한국GM 2.2% 등의 순이었다. 2018년 만해도 쌍용차는 7%, 르노·GM은 각 5%대 점유율을 지켰다.

‘르쌍쉐’는 수입차 열풍에 점점 안방 자리에서 밀려나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벤츠·BMW에 밀리며 자존심을 구겼다. 벤츠(7만6152대), BMW(6만5669대)에 이어 르노코리아(6만1096대), 쌍용차(5만6363대), 한국GM(5만4292대) 순이었다.

자동차업계에선 르쌍쉐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한번 휘청였고 이후로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올해 중국의 도시 봉쇄령에 따른 부품난 등 악재가 지속되며 쉽사리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경영이 어려워지자 르노그룹은 국내 연구개발(R&D) 비용을 절반가량 줄였고, 쌍용차도 마찬가지였다”며 “현대차·기아에 대적할 경쟁력 있는 신차를 내놓지 못하다 보니 계속 밀리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작년 세계적으로 차량 반도체 공급난이 덮쳤고, 르노·GM의 경우 한국의 내수 시장이 작다 보니 부품 공급도 원활치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자동차 프리미엄 SUV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는 지난해 11월 수출 5만 대를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초 프랑스 르아브르항에서 'XM3'가 하역되는 장면. [연합뉴스]

르노삼성자동차 프리미엄 SUV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는 지난해 11월 수출 5만 대를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초 프랑스 르아브르항에서 'XM3'가 하역되는 장면. [연합뉴스]

실제 르노·한국GM은 몇 년 새 내수보다 수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부터 기업회생 절차에 발목이 잡혀 있다. 올 초 뉴 렉스턴 스포츠와 순수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 등을 내놨지만, 최근 부품난에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vs 수입차 싸움 됐다”

반면 수입차 업계는 국내 소비자의 수입차 선호 현상에 기대 여러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국내에서 벤츠 S·E클래스, BMW 5·7시리즈 등 고급차가 더 불티나게 잘 팔리다 보니 전기차 등 신차 출시도 비교적 빠른 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이항구 연구위원은 “르노·GM의 경우 국내 생산 공장이 단순히 내연차량 조립기지로 전락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국내 자동차 시장도 현대차그룹과 수입차 간 대결 구도로 바뀌는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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