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 악재 수두룩…대기업, 잇달아 ‘사장단 소집령’

중앙일보

입력 2022.05.05 16:24

업데이트 2022.05.05 18:46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의 딜링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5원 내린 1,272.0원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의 딜링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5원 내린 1,272.0원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도시 봉쇄,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상까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화그룹·현대중공업 그룹 등은 최근 잇달아 사장단 회의를 열어 경영 상황을 점검하고 이미 세웠던 경영 전략을 다시 검토하고 나섰다.

5일 한화에 따르면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한화토탈에너지스 등 그룹 내 유화·에너지 사업부문은 4일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 참석한 최고경영자(CEO)들은 러시아 사태, 중국의 상하이 봉쇄 등이 매출에 미칠 영향 등을 검토했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물류 대란 등 상존하는 위기 요인에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남이현 한화솔루션 대표는 “유가를 포함한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차질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 테스트(건전성 검사)를 통한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을 수립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위기 상황에서도 차질 없는 성과를 내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등 포트폴리오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자”고 덧붙였다.

남이현 한화솔루션 대표. [사진 한화]

남이현 한화솔루션 대표. [사진 한화]

한화그룹 내 기계·항공·방산 부문, 금융 부문, 건설·서비스 부문이 지난달 말 연 사장단 회의도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주요 계열사 1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해 매출은 늘었음에도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서다. 제품 생산과 출하, 금융상품 판매는 늘었지만 원부자재와 물류비 상승,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로 이익이 줄어든 탓이다.

한화 관계자는 “올해 약 15억 달러의 외화 조달로 시장 변동성에 선제 대응해 유동성을 확보했다”면서도 “그럼에도 계열사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위기 상황 대응 프로세스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생산 차질 최소화를 위해 안전 재고 물량을 확대하고, 공급선 다변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원화가치 급락(환율 급등)과 금리 인상에 대비해 환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선제적 자금 조달 방안 수립으로 현금흐름 개선과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권오갑 “워스트 시나리오까지 감안” 

지난달 20일 현대중공업그룹도 조선해양·에너지·건설기계·일렉트릭 등 주요 10개 계열사 사장단 전체회의를 열었다. 권오갑 회장 주재로 정기선 사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선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 원자재 가격 폭등 등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가 연초 수립한 목표 추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강구했다.

권오갑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앞으로의 위기는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위기와 차원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각 계열사는 워스트 시나리오까지 감안해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지난달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는 물류비와 원자잿값 상승 여파로 지난달부터 전 계열사 임원의 임금 20%를 자진 삭감하기도 했다. 삭감 대상은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6개 계열사이며,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 등 100여 명에 적용된다. 한국앤컴퍼니 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경영진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1월 신동빈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인 ‘VCM(Value Creation Meeting·가치 창조 미팅)’을 열고 산업별 전망과 분야별 혁신 실행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GS그룹도 정례적으로 열리는 사장단 회의에서 신규 투자나 시장 동향 등을 논의한다.

삼성전자와 SK, 현대차 등도 대외 환경과 관련한 대비 계획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주주총회서 “러시아 경제 제재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사업에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비상 계획을 세워 면밀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측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원자재 가격 인상 이슈 대응을 위한 전사적인 협의체 신설을 통해 설계부터 가격 인상까지 유기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 운영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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