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 안철수, 분당갑 출마한다…'국민의힘' 간판 달고 첫 선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6일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5일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안 위원장이 출마하기로 결단했다”며 “인수위의 마지막 공식 일정인 6일 오후 2시 수원 지역 순회국민보고회 행사를 마친 뒤 현장에서 출마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안 위원장은 측근들과 논의를 했고 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안 위원장이 6·1 보궐선거의 핵심 지역으로 주목 받아온 분당갑 출마 선언을 하면 경기지사 등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국힘 간판 달고 4년 만 완주 승부수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안 위원장 측은 5일 "안 위원장이 성남 분당갑에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밝혔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안 위원장 측은 5일 "안 위원장이 성남 분당갑에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밝혔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 위원장은 처음으로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 선거를 치르게 된다. 안 위원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과 단일화를 하고, 올해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단일화하는 등 국민의힘 측과 협력 관계를 1년 가까이 이어왔다. 하지만 당시 안 위원장은 국민의힘 인사가 아니라 국민의당 대표 신분이었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안 위원장이 국민의힘 사람임을 알리는 상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위원장은 2018년 서울시장 선거 이후 4년 만에 완주하는 선거를 눈앞에 뒀다. 안 위원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올해 대선에서 막판까지 레이스를 펼쳤지만, 출마 시점부터 ‘단일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분당갑 선거에서는 단일화 등 변수가 없기 때문에 일단 출마하면 완주 가능성이 100%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위원장이 완주한 2018년 서울시장 선거 때조차 일각에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목소리가 있었다”며 “국민의당 대표가 아닌 ‘정치인 안철수’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치르는 일대일 구도의 선거”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안 위원장이 분당갑 선거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윤 당선인의 경기 지역 득표율은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에 5.32%포인트 밀렸지만, 분당구에서는 12.66%포인트 앞섰다.

당권 도전 신호탄 성격도…당내 견제는 상당

대선 6일 전인 3월 3일 국민의힘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 김상선 기자

대선 6일 전인 3월 3일 국민의힘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 김상선 기자

안 위원장의 출마는 당권 도전을 알리는 신호탄 성격이 강하다. 안 위원장은 앞서 윤 당선인과 단일화를 할 때 “국민의힘을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일을 꼭 하고 싶다”며 당권 도전의 뜻을 밝혔다. 그가 3월 30일 국무총리직을 고사했을 때도 정치권에선 당권 도전으로 선회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 않으면 당 대표 도전은 물론, 향후 대표직 업무 수행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안 대표가 분당갑에서 당선되고, 경기지사 선거에도 도움을 준다면 당권 도전의 명분을 얻게 될 수 있다. 안 위원장 측 인사는 “다음 총선이 2년 뒤라는 것을 고려하면 분당갑 출마가 타이밍상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에 대한 국민의힘 내부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당장 이준석 대표가 안 위원장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2일 “꽃가마는 안 태워드린다”며 전략 공천에 부정적이던 이 대표의 발언이 다음 날 “전략 공천은 신청 시기와 관계없다”고 조금 누그러지긴 했지만, 이 대표가 껄끄러운 관계인 안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쌍수 들고 환영할 가능성은 작다.

잠재적인 당권 경쟁자로 분류되는 김기현 전 원내대표도 “안 위원장이 험지에 가서 이겨주면 좋겠다”고 인천 계양을 출마를 촉구하며 견제구를 던졌다. 국민의힘 3선 의원은 “당 내부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안 대표가 분당갑에 출마해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당 대표 도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경기지사 출마 김은혜와 시너지는?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가 4월 2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안철수 위원장과 면담에서 악수하는 모습. 중앙포토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가 4월 2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안철수 위원장과 면담에서 악수하는 모습. 중앙포토

안 위원장의 출마는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안이다. 야권 관계자는 “김 후보가 당선인 대변인직을 내려놓고 경기지사에 도전장을 던질 때부터 윤 당선인 측과 안 위원장 측 사이에 분당갑 출마에 대한 일종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대선주자급인 안 위원장이 일종의 ‘러닝메이트’로 김 후보를 지원하면 경기지사 득표율 상승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는 확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오른쪽)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사진은 대선 일주일 전인 3월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TV 토론회에서 당시 대선 후보였던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오른쪽)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사진은 대선 일주일 전인 3월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TV 토론회에서 당시 대선 후보였던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뉴스1

안 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빅매치 성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간 이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이나 분당갑 중 한 곳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날 분당갑 출마 의사를 밝혀온 민주당 김병관 전 의원은 “이 상임고문의 분당갑 출마가 대의에 맞고 당에 도움이 되면 언제든 자리를 비우겠다”고 선언했다. 야권 관계자는 “안 위원장이 6일 출마를 먼저 치고 나가면 이 상임고문보다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