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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가뭄'에 바닥 드러낸 美호수…시신 담긴 드럼통 발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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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 인근의 미드 호수에서 시신이 담긴 드럼통이 발견됐다. KLAS 방송 캡처

미국 라스베이거스 인근의 미드 호수에서 시신이 담긴 드럼통이 발견됐다. KLAS 방송 캡처

오랜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진 미국 서부의 호수 밑바닥에서 40여년 전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담긴 드럼통이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가뭄이 이어져 수위가 낮아지면 더 많은 시신이 발견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주의 라스베이거스 경찰은 최근 미드 호수(Mead lake)에서 시신이 담긴 드럼통을 발견해 수사에 착수했다.

시신이 담긴 드럼통은 지난 1일 오후 호수에서 보트를 타던 시민들에 의해 발견됐다. 한 목격자는 지역방송 KLAS와 인터뷰에서 "집에 가기 위해 배를 정박하고 있었는데 한 여성의 비명소리를 들었다"면서 "이후 남편이 드럼통 안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이미 백골화가 진행된 상태였고 피해자 셔츠와 벨트는 그대로였다"고 전했다.

미드 호수는 후버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세계 최대의 인공호수로, 최근 가뭄으로 1937년 이후 최저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찰 당국은 드럼통 속 시신이 약 50년 전 총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신고 있던 운동화가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사이에 제작된 제품이라는 점등을 토대로 1980년대 초, 총에 맞아 사망한 남성의 시신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드럼통을 분석해 부식 시기를 추적할 예정이다. 하지만 피해자의 신원과 구체적인 사건 경위 등을 규명하는 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담당 수사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1970년대, 80년대에는 DNA를 수집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원 확인에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호수 수위가 낮아지지 않았다면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호수 수위가 더 낮아지면 더 많은 시신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미국 서부는 지난 20여년간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산불 등을 겪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가뭄을 겪고 있는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7월 1895년 관측 이래로 가장 건조한 달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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