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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제로 코로나? 외자 이탈? 시험대 오른 중국 경제

중앙일보

입력 2022.05.05 07:00

지난주 초 상하이종합지수가 22개월 만에 3000선이 깨지면서 중국 증시가 휘청했죠.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까지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단 소식도 이어지는데요. 심상찮은 중국 경제를 조망해줄 전문가를 만났습니다. 2009년부터 삼성증권에서 중국 분석 리포트를 쓰고 계신 전종규 수석연구위원입니다.

 1995년 삼성그룹에 공채로 입사한 전종규 수석연구위원은 2000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에 합류했다. 2002년 지역전문가로 중국에 파견돼 공부한 뒤, 2009년부터 지금까지 중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써왔다. 사진 우상조 기자

1995년 삼성그룹에 공채로 입사한 전종규 수석연구위원은 2000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에 합류했다. 2002년 지역전문가로 중국에 파견돼 공부한 뒤, 2009년부터 지금까지 중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써왔다. 사진 우상조 기자

얼마 전 리포트에서 상하이종합지수 하단을 2650으로 낮추셨더라고요.
 “지하가 계속 나오네요.(웃음)”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인데요. 이거 언제까지 계속 되나요?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를 포기하고 ‘위드 코로나’로 갈 가능성은 없을까요.
 “그건 못하죠. 중국은 인구가 너무나 많고 (중국산)백신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거든요. 만약 유연하게 위드 코로나를 하면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만명 대로 불어날지 몰라요. 제로 코로나는 최소한 올 가을 20차 공산당대회까진 유지할 겁니다.
그럼 그때까지 중국 경제는 코로나에서 해방되지 못하는 건가요.
“홍콩→선전→상하이→베이징으로 오미크론이 북상 중인데요. 경제적 심장인 상하이의 락다운이 3주차 넘어가면서부터 실질적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이 바뀌었습니다. 이전엔 확진자 1명만 나타나도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무관용적 통제였는데요. 이제는 다이내믹한 제로 코로나, 즉 봉쇄지역을 좁히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 이미지. 셔터스톡

중국 경제 이미지. 셔터스톡

올해가 시진핑 주석 3연임이 결정되는 해인데요.
시진핑 정부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가장 어려운 시험대를 만났습니다. 선진국은 리오프닝 돼서 경제 정상화로 가는데, 혼자만 경기도 안 좋고 코로나도 퍼지게 생겼으니까요. 그런데 중국공산당은 정책에 대해 자부심이 있는 조직이에요. 4월 말 정치국회의에서도 ‘두마리를 다 잡겠다’고 했죠. 경제성장률 목표치 연 5.5%를 맞추고, 코로나도 잘 관리하겠다고요. 이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건 봉쇄는 최소화해 부분통제로 바꾸고,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규제 완화로 경기를 부양하는 겁니다. 2분기를 경기의 바닥으로 만들고 하반기엔 끌어올리겠다는 거죠.
2분기 중국 성장률이 엄청 안 좋을 거란 비관론이 파다한데요.
“5월엔 4월보다는 충격이 덜할 겁니다. 극심했던 락다운이 좀 완화가 됐으니까요. 그럼 2분기 성장률은 3%대가 될 수 있고요. 하반기에 부양책으로 성장률을 6%대로 끌어올린다면, 연간 5% 성장을 이룰 수 있죠. 5~6월이 테스트의 마지막 구간입니다. 과연 중국 경제가 반등의 기회를 5~6월에 만들 것인가, 주식시장도 지켜보고 있죠.” 
 전종규 위원은 "올해 공산당대회가 중요한 건 시진핑의 3연임만이 아니라 후계자 지명까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우상조 기자

전종규 위원은 "올해 공산당대회가 중요한 건 시진핑의 3연임만이 아니라 후계자 지명까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우상조 기자

다른 나라가 다 긴축을 할 때 중국은 부양을 한다고 나섰는데요. 과연 얼마나 할 수 있을까요. 미국과의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졌고, 외국자본 이탈이 심해질 수 있는데요.
정책 사이클이 다른 겁니다. 중국은 (팬데믹 이후) 경기가 먼저 좋아졌기 때문에 금리를 타이트하게 관리해왔어요. 코로나 이후 가장 돈을 안 쓴 정부가 중국이에요. 그러니까 풀어줄 공간이 있죠. 다만 (미국의 긴축) 속도가 빠르다 보니까 미국과 중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역전되고, 3월에 중국 국채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나타났는데요. 중국 정부는 외환시장 통제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있어요. 자본시장 개방도가 낮기 때문이죠.” 
한국처럼 완전히 개방된 시장이 아니라서 그렇군요.
“중국 주식의 외국인 비중이 2.6~2.8% 정도이고요. 채권시장도 3%가 되지 않죠. 경험도 있어요. 2016년 조지 소로스 등이 중국 외환시장을 공격했는데, 6개월 만에 정부가 이겼죠. 위안화 환율은 중국 정부가 달러 유동성을 얼마만큼 용인하느냐에 달렸는데, 4월에 위안화가 4.5%나 떨어졌죠. 중국 정부는 올해 달러당 6.8~7.0위안 선을 통제영역으로 둘 겁니다.” 
 전종규 위원은 중국경제가 '패러다임 전환기'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 우상조 기자

전종규 위원은 중국경제가 '패러다임 전환기'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 우상조 기자

중국 정부가 플랫폼 기업 규제를 완화할 것처럼 얘기하는데 믿어도 되나요?
“시진핑의 공동부유는 중산층이 다 같이 잘 살도록 교육비·의료비·주거비를 줄여주겠다는 거고요. 그런 산업에 대한 규제는 어쩔 수 없죠. 거기에 플랫폼 규제가 들어가니까 헷갈리는데요. 사실 플랫폼 규제는 공동부유 관점에서 서민을 위한 게 아닙니다. 빅데이터에 대한 통제를 정부가 하겠다는 거죠. 플랫폼이 데이터를 독점하거나 다른 나라로 빼돌리지 못하도록 정부가 컨트롤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조치는 거의 완성이 됐습니다. 류허 부총리가 ‘플랫폼 규제 빨리 마무리하자’고 한 것도 그 뜻이죠.” 
중국은 부동산 규제도 완화해서 LTV를 올리고 대출금리도 낮췄던데요.
“정부가 부양할 때 쓰는 카드가 통화정책, 재정정책, 소비 부양, 부동산 부양이 있는데요. 중국이 이 카드를 동시에 쓰는 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중국은 부동산 버블 논란 때문에 ‘부양’이란 말 자체를 싫어하는데요. 지금 정책은 돈을 풀어서 부동산을 더 사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부양이죠.” 
금융위기 직후의 중국은 부양책이 필요 없는 매우 좋은 환경이었는데요.
“2008년 금융위기는 선진국들의 위기였지, 중국 자체의 위기는 아니었죠. 그땐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나홀로 돈을 많이 벌어서 ‘4조 위안 부양 패키지(2009년)’도 했는데요. 결론적으로는 그때 너무 무리했던 거죠.” 
그렇게 안 해도 됐는데?
“디레버리지가 당시 선진국을 괴롭게 했지만 그 이후엔 좋아졌죠. 그에 비해 중국은 계속 부채가 증가했어요. 이제 ‘다음번 위기는 무조건 중국’이라는 게 워싱턴 컨센서스이죠.” 
 좀 자연스럽게 웃어달라는 사진 기자 요청에 전 위원은 "요즘 중국 증시가 너무 안 좋아서 웃으면 안 되는데"라고 말했다. 사진 우상조 기자

좀 자연스럽게 웃어달라는 사진 기자 요청에 전 위원은 "요즘 중국 증시가 너무 안 좋아서 웃으면 안 되는데"라고 말했다. 사진 우상조 기자

중국 입장에서 진짜 위기는 그동안 없었고, 지금 시험대에 와있는 거로군요.
중국은 전통산업 구조조정이 아직 한번도 제대로 돼본 적이 없어요. 중국의 기업 부채는 GDP 대비해서 전 세계에서 제일 높죠. 베이징에선 ‘2013년부터 은행들이 대손 충당금을 180% 이상 쌓은 건 우리밖에 없다’면서 준비를 많이 해뒀다고 말하는데. 솔직히 구조조정을 해본 적은 없죠.” 
지난해 중국 정부의 빅테크 때리기를 보면서 ‘중국 투자는 위험하다’며 꺼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는데요.
“저는 실용주의적인 자산 배분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말합니다. 미국 자본주의의 좋은 점도 취하고, 중국 자본주의의 기회도 포트폴리오에 어느 정도 담아야죠. 중국은 신경제가 구경제를 넘어서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니, 그 기회를 액티브하게 노려야 합니다. 중국은 경제적 성숙도가 낮은 대신 정부가 육성할 수 있는 공간이 넓은 편입니다. 첫째로 내수시장이 그렇죠. 1인당 GDP가 1만 달러인데 15년 동안 이를 2만5000달러로 끌어올리겠다고 하죠. 두번째로 미중 분쟁 때문에 중국은 업그레이드를 위해 상당히 많은 시장 개방과 국산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요. 예를 들어 2차전지처럼 빠르게 육성되는 쪽을 조망할 필요가 있죠.” 
요즘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고전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중국 1,2급지의 좀 잘 사는 사람들 약 2억5000만명은 프리미엄으로 가기 전 단계에 한국제품을 소비해왔죠. 그런데 이제 그들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유럽산 럭셔리 프리미엄 제품이 판매되고, 또 밑에선 경쟁력 있는 로컬기업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인데요. 그래서 지금 한국기업은 굉장히 잘해야 되는 시간입니다. 마지막 한방이 남아있거든요.
 전종규 위원은 "미국 긴축 속도나 러시아 전쟁이 이미 주식시장에 다 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중국이 얼마만큼 경기와 코로나 관리를 잘 해서 '상저하고' 패턴을 만들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사진 우상조 기자

전종규 위원은 "미국 긴축 속도나 러시아 전쟁이 이미 주식시장에 다 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중국이 얼마만큼 경기와 코로나 관리를 잘 해서 '상저하고' 패턴을 만들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사진 우상조 기자

마지막 한방이요?
중국의 3급지 이하 인구가 10억명이거든요. 3급지 이하의 평균소득은 8000달러 정도인데, 소득이 1만 달러로 넘어갈 때는 ‘준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높거든요. 저가 제품을 쓰다가 준프리미엄으로 넘어가는 그 10억명의 시장에서 잘하면 됩니다. 단, 여기서 밀리면 안 됩니다. 마지막 기회니까요.” 
결론적으로 중국이 올해 시험대를 잘 통과할지, 실용주의적인 투자의 관점에서 관심 갖고 지켜봐야겠군요.
“만약 잘못해서 중국 경기가 더 나빠진다면 이건 중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스태그플레이션 오고, 글로벌 에쿼티 투자 시대가 끝나거든요. 특히 한국은 고스란히 타격을 받습니다. 시진핑 정부가 잘해서 어떻게든 바닥을 2분기에 치고 무난하게 상저하고로 간다면 낙폭이 컸던 성장주의 기회가 올 것이고요. 6개월 정도는 경기 따라서 (중국증시도) 올라가는 그림을 기대하죠. 다만 내년엔 중국의 구조조정 기다리고 있어서 좀 달라지겠죠.”

※이 기사는 5월 4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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