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번 읽고 또 그 책을 펼치네요…노키즈존이 새삼 부끄러운 이유 |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하며

  • 카드 발행 일시2022.05.05

오늘 소개할 『안나의 빨간 외투』는 저희집 9세 어린이가 유치원 다니던 시절 가장 좋아하던 그림책입니다. 최근 동생(5세 어린이)의 책장을 정리하면서 창고에 있던 이 책이 다시 책장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동생보다 9세 어린이가 이 책을 더 자주 펼쳐보더라고요. 한 300번은 읽었을 책인데 말입니다. 왜 그렇게 이 책이 좋은지 물었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새 옷이 생기는 건 기분 좋은 일이잖아!”

사실 양육자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기분 좋은 상황만은 아닙니다. 전쟁이 끝난 직후거든요. 생사가 오가는 전쟁에서 겨우 살아남았지만, 삶은 여전히 팍팍합니다. 빵집도, 옷가게도, 식료품 가게도 문을 닫았어요. 안나의 꽉 끼는 외투를 내려다보는 엄마의 표정을 좀 보세요. 그가 살아내는, 아니 견뎌내는 삶이 얼마나 고단한 것인지 짐작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