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호영 딸, 조국 딸이 탄 장학금 받아…서울대 안팎서 부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서울대 재학 시절 총동창회 산하 장학재단인 관악회의 장학금을 받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청문회를 통해 정 후보자의 재력이 알려지면서 그의 딸이 장학금을 받은 게 타당한지에 대한 비판이 대학 안팎에서 이어지면서다.

서울대 총동창회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딸 정모(29)씨는 2015년 2학기에 관악회의 장학금을 받았다. 당시 관악회는 총 553명에게 장학금 14억8000만원을 지급했다. 이 중 정씨를 비롯한 368명은 ‘특지 장학금’ 수혜자로, 1인당 평균 289만원을 수령했다. 특지 장학금은 5000만원 이상 기부한 서울대 동문의 이름을 따 관악회 내에 만들어진 특지 장학회에서 지급한다. 정씨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명의의 특지장학회에서 해당 학기 등록금 299만원을 지원받았다.

관악회 장학금은 ‘특지’와 생활비를 지원하는 ‘결연’, 등록금을 지원해 주는 ‘일반’ 장학금으로 나뉜다. 소득 분위를 고려하는 일반 및 결연 장학금과 달리 특지 장학금은 개별 기부자나 특지 장학회가 각각의 기준에 맞는 학생을 선발한다. 이준용 회장 특지장학금의 경우 일반적으로 직전 학기 성적이 3.0 이상(4.3 만점)이고, 지도 교수의 추천을 받은 학생을 장학생으로 선정한다고 한다.

정 후보자 측은 “후보자의 딸은 성적 기반의 장학금을 수령했다”며 “가정형편이 필수 요건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북대가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씨는 장학금을 받기 직전 학기인 2015년 1학기에 학점 3.92점을 기록해 이준용 회장 특지장학금 선정 기준을 충족했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에는 “있는 교수들이 더하다. 조국(전 법무부 장관) 판박이”라는 등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조 전 장관의 딸은 2014년 서울대 대학원에 재학하면서 정 후보자의 딸과 같은 관악회 특지장학금을 받았다. 2019년 청문회 때에도 수십억원대의 재력가이자 서울대 교수인 조 전 장관의 딸이 장학생으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 특혜 논란이 있었다.

논란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장학금 신청 방식 등은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관악회 관계자는 “관련 자료가 모두 폐기된 상태”라고 답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