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민주당 지지율 급락에 또 이재명 출마설…"개딸들이 성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넥타이를 매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넥타이를 매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설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일주일 전까지 “보궐선거 직접 출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하던 ‘이재명 측근’ 그룹의 기류가 급변하면서다.

이 고문과 가까운 한 의원은 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당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이 고문이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후보도 고심 중인 상태”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친(親)이재명계’ 인사 역시 “최근 이른바 ‘개딸들’로 불리는 개혁 성향 2030 여성 지지층이 강하게 출마를 요구해 오면서 상황이 유동적이 됐다”고 전했다.

이런 기류 변화는 당 지도부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상황이 많이 어려워지고 있어, 저희로서는 지난 대선에서 이 고문을 지지했던 분들의 마음을 다시 결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고문이 직접 출마해 달라고 하는 요구들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좀 열어놓고 판단해 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비대위가 송영길 전 대표의 지역구 인천 계양을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한 것도 ‘이재명 출마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송 전 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고문을 뒷방으로 가둬두자는 건 국민의힘의 논리이며 이적 행위”라며 “이 고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이 고문의 공천 논의가 되었느냐’는 물음에 “오늘은 논의가 안 됐고, 빠르게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사실상 공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본인 의사는 미정…비대위 입장이 변수

당초 이 고문과 측근 의원 그룹 ‘7인회’는 보궐선거 불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직접 후보로 뛰지 않고 이달 중 비공개로 각 지역을 방문해 민주당 후보들을 측면에서 지원한다는 구상이었다. 이후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도 함께 깔렸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급락한 민주당 지지율이 환경을 바꿔놓았다. 중앙일보·한국갤럽 조사(지난달 29~30일)에서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은 송영길 민주당 후보 32.7%,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54.6%로 두 자릿수 이상 격차를 보였다. 당초 우위를 장담했던 경기지사 후보 지지율도 김동연 민주당 후보 42.6%, 김은혜 후보 42.7%로 박빙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고문 측 관계자는 “직접 후보로 나서서 바람을 일으켜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지역 일정도 시작도 못하고 고심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 고문이 아직 “출마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고문 측 의원은 “분명히 여러 얘기를 듣고는 있으나, 본인 입에서 ‘출마한다’는 표현이 나오진 않았다”며 “지금 출마하는 게 국민과 당원 눈높이에 맞는지, 선거를 돕는 방식이 꼭 보궐선거 출마여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을 비롯한 민주당 비대위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있다. 김성룡 기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을 비롯한 민주당 비대위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 고문의 입장은 조만간 당 비대위가 출마를 공식적으로 요청해오면 최종적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다만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 역시 당내 계파 입장을 고려해 머뭇거리고 있다는 게 변수다. 이 전 후보와 가까운 한 의원은 “정말로 답답한 상황”이라며 “당 지도부가 전략적으로 판단해서 입장을 정해야 (이 고문도) 그 기준 위에서 고민할 텐데, 가타부타 말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인천지역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인천시당 위원장인 유동수 의원의 사무실에 모여 ‘이재명 출마설’을 둘러싼 갑론을박을 벌였다. 유 의원은 이날 회동 직후 “결론도 없고, 우리끼리의 방담 수준의 회동이었다”며 “반대하시는 분들은 이 고문을 생각할 때 (부정적인) 이런 시각도 있다는 정도로 얘기했고, 찬성하는 분들은 (송 전 대표 사퇴로) 흔들린 판을 수습하기 위해 오셔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