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현산, “광주 붕괴 아파트 전체 철거”…“70개월 집없는 고통·영업손실 보상하라”

중앙일보

입력

정몽규 HDC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관련 추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HDC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관련 추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산, "붕괴 아파트단지 8개동 전면 철거"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1월 붕괴사고가 난 광주 아파트단지 내 8개 동의 전면 철거 방침을 밝히자 입주예정자와 인근 상인들이 “공사가 이뤄질 70개월 동안 주거 및 생계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입주예정자들에게 전면철거는 물러설 수 없는 요구였다”며 “일단 현산 측의 전면 철거 방침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공사로 인해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집 없는 고통’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라”고 했다.

앞서 정몽규 HDC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주 예정자의 요구대로 화정동 현장의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아파트를 짓겠다”며 “안전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입주예정자들은 아파트 단지 전체에 같은 공법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무너진 201동을 포함한 8개 동 건물의 전면 철거를 주장해왔다. “지난 1월 붕괴 사고 직후부터 비슷한 공법을 사용한 나머지 건물도 201동처럼 콘크리트 강도 저하로 붕괴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전면철거 뒤 재시공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지난 3월 밝힌 콘크리트 시험체 강도시험 결과에서 붕괴 건물 17개 층 중 15개 층이 설계기준 강도의 85% 수준에 미달했다.

입주예정자 “붕괴 건물과 같은 공법 불안”

지난 1월 20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5개 동에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거푸집이 설치돼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월 20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5개 동에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거푸집이 설치돼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현대산업개발은 주변 민원과 철거 방법, 인허가 과정을 포함해 전면 철거 및 재시공까지 약 70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입주예정자 비대위는 “올해 11월 30일로 예상됐던 2개 단지 847가구의 입주예정일이 물거품이 된 상황”이라며 “입주예정자 중 상당수가 11월 입주를 예상했기 때문에 현재 사는 전·월세 계약도 만료를 앞둔 곳도 많다”고 말했다.

입주예정자 비대위는 또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되기 때문에 전세 사는 사람도 집을 못 산다”면서 “70개월 동안 전·월세를 살 수 없기 때문에 주거 관련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면 철거·재시공에 70개월 예상

지난 1월 23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붕괴사고 신축 아파트 건물 내부 야간수색 작업에 투입된 구조대원들이 찢겨져 나간 잔해물을 제거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월 23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붕괴사고 신축 아파트 건물 내부 야간수색 작업에 투입된 구조대원들이 찢겨져 나간 잔해물을 제거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사고 현장 인근 상인들도 철거·재시공 기간까지 포함한 피해보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광주 서구청은 붕괴 사고로 인해 영업피해를 본 상가가 131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지만 이 중 16곳만 보상 합의가 된 상황이다.

그동안 붕괴 사고 피해상가 비대위 측은 “붕괴 사고 이전인 4년 전부터 이어진 소음 및 비산먼지 피해까지 포함해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현산 측은 “붕괴사고 시점부터 피해보상을 집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상가 피해대책위는 “우리 또한 생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영업손실에 대한 실질적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산 측은 철거와 재시공에 따른 건축비와 입주 지연에 따른 주민 보상비 등 2000억 원가량이 추가로 들 것으로 본다. 앞서 현산은 지난해 광주 화정 아이파크 손실로 1754억 원의 비용을 재무제표에 반영한 바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