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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통째 빌렸다…"이래서 대감집 머슴" 부러움 산 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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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지난달 29일부터 5월 1일까지 3일간 춘천 레고랜드를 단독으로 대관해 3만 여명이 참여한 '피크닉 데이' 모습.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달 29일부터 5월 1일까지 3일간 춘천 레고랜드를 단독으로 대관해 3만 여명이 참여한 '피크닉 데이' 모습.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강원도 춘천에 있는 레고랜드를 빌려 가족 초청 행사를 열었다. 레고랜드는 오는 5일 정식 개장 예정인데,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 통째로 대관했다고 한다. 행사에는 하루 1만 명씩 모두 3만여 명이 다녀갔다.

최근 일부 기업의 파격적인 복지 프로그램이 알려지면서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여기에다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이 사내 복지제도를 강화하는 추세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일과 삶의 균형에 관심이 늘어나면서 직장인들은 ‘타사’의 복지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회사 오픈하우스, 어린이날 선물도 

특히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기업들의 가족 복지 프로그램이 더 부각되고 있다. 레고랜드 대관으로 유명해진 SK하이닉스는 4~13살 자녀가 있는 임직원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지급한다. 과자 세트는 기본, 반도체 모형 블록 또는 회사 굿즈(LED 우산·컬러링북·학용품) 중 선택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임신·출산·육아 관련 프로그램도 확대했다. 난임 휴가는 기존 3일에서 5일(유급)로 변경했다.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도 기존엔 임신 12주 이전이나 36주 이후에만 적용됐지만 최근엔 임신 전 기간 쓸 수 있게 했다. 출산 1명당 30만원을 지원하던 다자녀 출산 축하금은 최근 출산 자녀 수에 따라 축하금(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이상 100만원)을 확대했다. 입학 자녀 돌봄 휴직도 신설해 초등학교 입학 해당 연도 내 3개월 무급 휴가를 부여했다.

SK이노베이션도 이달 21일 서울 서린동에 있는 본사 사옥에서 ‘오픈하우스’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임직원 가족 1000명을 초청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경영층과 소통하는 시간”이라며 “코로나19로 계속 연기됐지만 새로운 일하는 공간을 가족에게도 공개하는 첫 자리”라고 말했다. 식사를 제공하고 이벤트 등을 통해 가족 구성원들에게 선물을 줄 예정이다. SK텔레콤도 임직원의 초등학교 자녀에게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기프티콘을 보낸다.

삼성전자도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에버랜드와 캐리비언베이 등 테마파크 티켓, 자녀 심리 상담 등을 제공한다. 사업부별로 초등학교 입학 때 학용품을,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학자금과 의료비를 지원한다.

GS그룹은 각 계열사에 각종 이벤트 비용으로 매년 100만~300만 복지 포인트를 지급한다. GS리테일은 다자녀 출산 지원금으로 둘째 200만원, 셋째 300만원, 넷째 500만원의 수당을 준다.

“비용보다 생산성 올리는 요소로 봐야”

매년 임직원 대상 가정의 달 기념 행사를 진행하는 LX인터내셔널은 올해엔 지난달 마지막 주에 장미꽃과 배달의 민족 상품권, 와인을 제공했다. 장미꽃은 한 송이씩 개별 포장해 원하는 수량만큼 가져갈 수 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용 용돈 봉투도 각각 디자인을 해서 제작, 사내에 비치해 원하는 수량만큼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LX인터내셔널이 어린이날, 어버이날 용도로 만든 용돈 봉투. [사진 LX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이 어린이날, 어버이날 용도로 만든 용돈 봉투. [사진 LX인터내셔널]

CJ그룹은 매년 가정의 달 대표이사 명의의 기념 선물을 임직원 자택으로 배송한다. 한뿌리 흑삼이나 유산균 세트, 뚜레쥬르 선물세트, 빕스 세트, 스킨케어 세트, 침향환 세트, 스페셜 견과 세트 중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경쟁하듯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지만, 이를 누리지 못하는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타 기업 복지 프로그램을 거론하며 “이래서 대기업 대기업 하나 보다” “역시 머슴 일도 대감집에서 해야”라며 부러워하는 글이 여럿 올라온다.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비슷한 복지 프로그램이 생기길 촉구하면서도 여건상 어렵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 비용이 늘어난다는 시각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내부 구성원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인간다운 회사, ‘마켓 5.0’으로 불리는 휴머니티를 향해 기업이 도전하는 것이 메가트렌드”라며 “복지 프로그램을 비용으로 보기보다 임직원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요소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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