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외벽붕괴' 화정아이파크 전부 부수고 재시공

중앙일보

입력 2022.05.04 11:50

업데이트 2022.05.04 20:19

 정몽규 HDC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관련 추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 회장, 하원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김홍일 HDC현대산업개발 경영본부장.연합뉴스

정몽규 HDC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관련 추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 회장, 하원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김홍일 HDC현대산업개발 경영본부장.연합뉴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사고가 발생한 201동을 포함해 1·2단지 아파트 8개 동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 시공한다고 4일 발표했다.

정몽규 HDC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주 예정자의 요구대로 화정동 현장의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아파트를 짓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4개월 동안 입주예정자와 보상 여부를 놓고 얘기해왔는데 사고가 난 201동 외에 나머지 계약자들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화정 아이파크는 1, 2단지로 나뉘어 있으며 당초 총 8개 동 847가구(아파트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가 올해 11월 30일이 입주할 예정이었다. 사고가 발생했던 201동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은 대부분 공사가 마무리 단계였다. 철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회사가 추산한 철거 후 준공까지 기간은 약 70개월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하원기 대표이사는 "철거에 대한 (비용) 책정과 관련해 국내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주변 민원과 철거 방법, 인허가 과정을 포함해 철거와 재시공까지 약 70개월로 가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현대산업개발은 입주 예정자들의 전면 철거 후 재시공 요구에 정밀 안전진단 결과 등 명확한 근거에 따라 철거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실종자 구조작업을 끝낸 이후 입주 예정 고객 및 주변 상가 상인들과 피해보상을 위한 대화를 이어왔지만 입주예정 고객의 불안감은 커져 왔고, 회사 또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기업가치와 회사에 대한 신뢰회복 역시 지연됐다”면서 전면 철거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철거와 재시공에 따른 건축비와 입주 지연에 따른 주민 보상비까지 추가로 투입될 비용은 2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광주 화정 아이파크 손실로 1754억원의 비용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지난 1월 11일 이 아파트 201동 외벽 붕괴사고로 현장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광주지검은 국토교통부의 사고조사를 토대로 구조검토 없이 설계 하중에 영향을 미치는 데크 플레이트와 콘크리트 지지대를 설치하고, 39층 바닥 타설 시 하부 3개 층의 지지대를 철거했으며, 콘크리트 품질·양생 부실관리가 붕괴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최근 사고책임자 11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주택법위반, 건축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현대산업개발 및 하청업체, 감리사무소 등 법인 3곳을 기소했다.

7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소방구조대원이 마지막 실종자 구조을 위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7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소방구조대원이 마지막 실종자 구조을 위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국토부는 지난 3월28일 현대산업개발에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을 내릴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법이 정한 최고 수위의 처벌이다. 처분 권한이 있는 서울시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다.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사고 현장을 찾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와 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난다면 기업은 망해야 하고 공무원은 감옥에 가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정몽규 회장은 "조금이라도 안전에 관한 신뢰가 없어지는 일이 있다면 회사에 어떠한 손해가 있더라도 고객과의 약속을 꼭 지킬 것"이라며 "고객과 국민 여러분의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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