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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건축재·내장재’ 낙엽송만 22억그루…해방 후 나무 146억그루 심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광복 이후 산림자원 변화와 산림정책' 

146억 그루. 1946년부터 2020년까지 75년 동안 남한에 심은 나무 숫자다.

전남 장성군 축령산 편백나무 숲. 중앙포토

전남 장성군 축령산 편백나무 숲. 중앙포토

국립산림과학원은 4일 “최근 ‘광복 이후 산림자원의 변화와 산림정책’이란 연구자료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75년간 우리나라에서는 578만ha에 약 146억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면적을 기준으로 할 때는 민간 산림이 93%, 국유림이 7%였다. 국립산림과학원 배재수 미래산림전략연구부장은 “남한 산림의 90% 이상은 광복 이후 인공조림 등을 통해 조성됐다”며 “상대적으로 황폐한 민간 소유 산림에 더 많은 나무를 심었다”고 말했다.

60년부터 2020년까지 심은 나무 118억 그루 가운데 1억 그루 이상 심은 나무는 13종이다. 가장 많이 심은 나무는 낙엽송으로 22억 그루(18.7%)였다. 이어 리기다소나무 20억 그루(17.2%), 아까시나무 16억 그루, 잣나무(12억 그루), 산오리나무(7억6000만 그루), 편백(5억1000만 그루) 순이었다.

나무 심은 면적, 일제강점기보다 2배 증가 

금강소나무숲길. 중앙포토

금강소나무숲길. 중앙포토

일본이 원산지인 낙엽송은 토목·건축·구조·내장재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많이 심었다. 또 리기다소나무는 미국에서 1910년 국내에 들여온 후 1970년대까지 황폐 산지를 조기에 복원하기 위해 대규모로 심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수종이며,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발생하는데도 조림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이 원산인 아까시나무는 황폐지 복구와 땔감으로 쓰기 위해 집중적으로 심었다. 아까시나무는 현재 주로 벌이 꿀을 채취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나무를 심은 면적은 1927년 396만ha에서 2020년 598ha로 51% 증가했다. 한국전쟁으로 산림이 가장 황폐한 시기였던 1953년과 2020년을 비교하면 입목지 면적은 73%, 총 임목축적량은 29배 증가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왼쪽 다섯 번째)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15차 세계산림총회 특별행사로 열린 '산림을 위한 재원 장관급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병암 산림청장(왼쪽 다섯 번째)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15차 세계산림총회 특별행사로 열린 '산림을 위한 재원 장관급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림녹화는 1973년 박정희 대통령이 ‘국토 녹화 10개년 계획’을 수립한 이후 급속도로 진전됐다. 이 계획의 목표는 10년간 21억 그루의 나무를 100ha에 심는 게 목표였다. 그런데 당초 계획보다 4년이 앞선 1978년 29억 그루(108만ha)를 심는 성과를 거뒀다.

배재수 미래산림전략연구부장은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 산림자원은 경제 성장에 비길 수 있을 만큼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수종 부족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산림청, 6일까지 '세계산림총회' 개최 

산림청은 지난 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15차 세계산림총회(WFC)'에서 한국의 산림녹화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주관하는 세계산림총회는 6년마다 열리며 '산림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박정희 전 대통령(오른쪽)이 나무를 심고 있다. 중앙포토

박정희 전 대통령(오른쪽)이 나무를 심고 있다. 중앙포토

오는 6일까지 열리는 총회는 44년 만에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열렸다. 전 세계 144개국에서 정부와 국제기구, 시민단체, 학계, 기업, 산림·환경 분야 관계자 1만여 명이 참석해 지구의 산림·환경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번 총회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산림의 역할 정립과 코로나19 이후 인류의 회복과 재건, 자연생태계 복원을 위한 숲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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