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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급 해산물이 웬 말? 상하이 분노케한 며느리의 '염장샷'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1일 한 중국 여성이 상하이에서 격리 중 시어머니로부터 최고급 해산물을 받았다며 감사 인증샷을 올렸다. 이 여성은 “어머님, 미슐랭급 해산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는 아직 살아있네요”라며 “재택 방역 계속해야지, 냉장고가 다 부족하네, 해산물 알레르기도 있는데”라는 자랑도 잊지 않았다. [중국 웨이보 캡처]

지난달 21일 한 중국 여성이 상하이에서 격리 중 시어머니로부터 최고급 해산물을 받았다며 감사 인증샷을 올렸다. 이 여성은 “어머님, 미슐랭급 해산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는 아직 살아있네요”라며 “재택 방역 계속해야지, 냉장고가 다 부족하네, 해산물 알레르기도 있는데”라는 자랑도 잊지 않았다. [중국 웨이보 캡처]

최근 중국 SNS에 올라온 '염장샷'이 중국 네티즌을 격분시키고 있다. 한 중국 여성이 상하이에서 격리 중 시어머니로부터 '미슐랭급' 해산물을 받았다며 감사 인증샷을 올린 것이다. 냉장고가 부족할 정도라는 푸념 섞인 자랑은 상하이 시민들을의 격한 반발을 불렀다. 과시하듯 공개한 '능력자' 시어머니가 공공기관의 간부로 확인돼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권력 남용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며 의혹과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현재 상하이는 시민들이 물자 확보를 위해 대나무 멜대에 말까지 동원하는 처절한 상황이다.

상하이 한 며느리의 '자랑글' 논란 #격리 중 최고급 해산물 선물 받아 #공공기관 간부인 시어머니가 보내 #상하이 시민들 불만᛫비난 폭주 중

지난달 6일 상하이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 텅빈 냉장고가 열린 채 놓여 있다. 냉장고 위엔 '무언의 항의'라고 적혀 있다. [중국 웨이보 캡쳐]

지난달 6일 상하이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 텅빈 냉장고가 열린 채 놓여 있다. 냉장고 위엔 '무언의 항의'라고 적혀 있다. [중국 웨이보 캡쳐]

논란의 시작은 이 여성의 '자랑글'이었다. 그가 지난달 21일 위챗 모멘트(微信朋友圈᛫중국판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사진에는 현재 상하이에서 쉽사리 구할 수 없는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했다. 각종 생선, 게, 새우는 물론 소고기, 우유 등 신선제품도 있었다. 게가 살아있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냉장고 공간이 부족하다는 푸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부실한 배급에 텅 빈 냉장고로 항의했던 상하이 사람들 입장에선 분통이 터질 만한 말이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장시(江西)성 정부 브리핑 영상 캡쳐를 보고 문제의 시어머니가 장시성 통계국 저우훙(周紅) 처장임을 단번에 찾아냈다. [중국 웨이보 캡처]

중국 네티즌들은 장시(江西)성 정부 브리핑 영상 캡쳐를 보고 문제의 시어머니가 장시성 통계국 저우훙(周紅) 처장임을 단번에 찾아냈다. [중국 웨이보 캡처]

이 여성이 스스로 밝힌 시어머니의 존재는 논란을 한층 더 키웠다. '대단한' 시어머니를 자랑이라도 하듯 장시(江西)성 정부 브리핑 당일 영상에 나온 시어머니의 모습을 캡쳐해 그대로 올린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 시어머니가 장시성 통계국 저우훙(周紅) 처장임을 단번에 찾아냈다. 게시글 속 “1분기 중국 도시별 GDP 성장률 2위 달성을 축하드린다”는 아부성 멘트도 큰 단서를 제공했다. 시어머니의 본명과 그가 공기관 소속 간부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며느리는 지인의 댓글에 ″택배는 못 와서 외지에서 보낸 건 아니다″라며 이 해산물은 상하이 내에서 배달된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웨이보 캡처]

며느리는 지인의 댓글에 ″택배는 못 와서 외지에서 보낸 건 아니다″라며 이 해산물은 상하이 내에서 배달된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웨이보 캡처]

의혹을 더욱 키운 것은 이 여성과 지인들이 댓글에 남긴 대화였다. 알고 보니 이 선물은 외지에서 보낸 택배가 아니라 상하이 내에서 보낸 것이었다. 현재 상하이는 봉쇄 정책 때문에 야채 하나도 구매하기 쉽지 않다. 이용자 폭주로 배송 시스템도 거의 마비된 상태다. 그런데 도대체 누가 어떤 루트로 이렇게 신선한 해산물을 보내왔는지는 의문투성이였다. 이에 부당한 권력 남용 없이 이런 배송은 가능할 리 없다며 부정 의혹 제기와 진상 조사 요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중국망(中國網) 보도에 따르면, 네티즌들이 장시성 훙구탄(紅谷灘)구 선전부에 이 일을 제보했지만 관계자는 사안을 상부에 보고했다고만 밝히고 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중국 웨이보 캡처]

중국망(中國網) 보도에 따르면, 네티즌들이 장시성 훙구탄(紅谷灘)구 선전부에 이 일을 제보했지만 관계자는 사안을 상부에 보고했다고만 밝히고 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중국 웨이보 캡처]

하지만 정작 이 시어머니가 소속된 장시성 통계국은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망(中國網) 보도에 따르면, 네티즌들이 장시성 훙구탄(紅谷灘)구 선전부에 이 일을 제보했지만, 관계자는 사안을 상부에 보고했다고만 밝히고 다른 조처를 하지는 않았다.

지난 3일 중국 바이두(百度) 검색어 상위 4위에 오른 상하이 상황. 주민들이 제한된시간 내에 생필품을 사기위해 대나무 멜대에 카트까지 총동원했다는 내용이다. [중국 바이두 캡처]

지난 3일 중국 바이두(百度) 검색어 상위 4위에 오른 상하이 상황. 주민들이 제한된시간 내에 생필품을 사기위해 대나무 멜대에 카트까지 총동원했다는 내용이다. [중국 바이두 캡처]

한편 지난 3일 상하이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글들이 바이두(百度) 검색어 상위에 올라왔다. 상하이 주민들이 생필품을 사기 위해 대나무 멜대에 카트까지 총동원했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상하이는 안전한 지역에 한해 하루에 3시간 쇼핑을 허락하고 있다. 주민들은 최대한 많은 생필품을 옮기기 위해 대나무 멜대, 손수레, 삼륜차 심지어는 말까지 동원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현재 상하이는 안전한 지역에 한해 하루에 3시간 쇼핑을 허락하고 있다. 주민들은 최대한 많은 생필품을 옮기기 위해 대나무 멜대, 손수레, 삼륜차 심지어는 말까지 동원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현재 상하이는 철저한 봉쇄 속에 아주 일부 지역만 보수적으로 통제를 완화하고 있다. 안전한 지역에 한해 겨우 허락된 쇼핑 시간도 고작 하루에 3시간. 주민들은 제한된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식료품과 필수품을 사고자 멜대, 삼륜차, 손수레 등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다. 심지어 당나귀나 말까지 동원한 사람도 있었다. 중국의 경제 수도가 1980년대로 돌아갔다는 탄식이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이런 와중에 철없는 한 며느리의 자랑이 성난 상하이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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