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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변서 '휙휙' 휘파람 부니 얼굴을 '쏙'…도심에 사는 1급 멸종위기종 '수달'[영상]

중앙일보

입력

“하천변에서 '휙휙' 하고 휘파람 소리를 내니 물속에 있던 수달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쏙 내밀었다. 다시 물에 들어간 수달은 또 한 번 휘파람을 불자 고개를 쏙 하고 또 들어 보였다. 그렇게 얼굴을 보이기를 반복하더니 이번엔 물에 들어가 수영 실력을 자랑했다.” 

최근 대구 도심 하천인 신천에서 산책을 하던 중 수달 영상을 촬영한 한 시민의 말이다.

대구 도심 하천에서 목격된 수달의 모습. 사진 대구시

대구 도심 하천에서 목격된 수달의 모습. 사진 대구시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1급 멸종위기종이다. 귀여운 외모와 깨끗하고 먹이가 풍부한 물에서 주로 살기 때문에 도심 하천의 생태환경 회복의 지표로 삼는 동물이다.

대구 도심 하천에선 최근 몇 해째 수달이 수시로 목격된다. 이에 대구시는 2015년부터 4년에 한 번씩 수달이 몇 마리나 살고 있는지를 조사한다. 가장 최근 조사인 2019년엔 대구 신천에 8마리, 금호강 7마리, 동화천 7마리, 팔거천에 2마리 등 대구에 총 24마리가 서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 도심 하천에서 목격된 수달의 모습. 사진 대구시

대구 도심 하천에서 목격된 수달의 모습. 사진 대구시

2015년 조사 당시 관찰된 14마리보다 10마리가 더 늘어났다. 대구시는 다음 달부터 '2022년 수달 행동생태 및 보호전략 연구용역'을 통해 수달의 개체 수와 먹이·활동 시간 등을 새로 조사한다.

수달은 귀여운 생김새와 달리 도심 하천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타고난 사냥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천변에 붙은 식물을 뜯어 먹거나, 작은 미꾸라지 같은 것만 잡아먹을 것 같은 외모와 달리 수달의 주식은 물고기다. 심지어 하천변을 오가는 오리까지 사냥한다고 한다. 황소개구리와 배스 같은 생태교란종도 가리지 않고 먹는다.

수달은 아침과 낮보다는 밤 시간대에 다니기를 즐긴다. 대구시 관계자는 "조사 결과 수달은 사냥 활동 등을 위해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수달의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오후 2시쯤 대구 신천 하류에서 수달 한 마리가 제 몸집만 한 잉어를 사냥하는 모습이다. 잉어가 수달 공격을 피해 하천으로 달아나려고 몸을 애를 쓰지만, 역부족이었다.

대구시는 생태하천 보유 도시임을 강조하기 위해 일본 구마모토의 '구마몬(곰)' 캐릭터처럼 수달을 시 마스코트로 지정했다. 대구 수달의 이름은 '도달쑤'다. 도는 도시의 앞글자, 달은 대구의 옛 지명인 달구벌을 의미한다. 쑤는 수달의 앞글자 발음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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