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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금쪽이 다 해줄게…Z세대 이어 알파세대, 55조 키즈테크 [팩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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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최근 Z세대(1997년~2010년 출생자)를 넘어 알파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정보기술(IT) 서비스가 크게 늘고 있다. 이른바 키즈테크. 키즈테크의 주 소비층인 알파세대는 2010년 이후에 출생한(0~12세) 영·유아와 초등학생들. 이들의 부모 중엔 198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많다보니, 알파세대는 디지털 친화적인 부모 밑에서 TV보다 유튜브를 많이 보고 자랐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는 새로운 키즈테크 시장이 부상하는 배경이다.

미국 포브스는 알파세대를 겨냥한 육아, 서비스, 앱 경제 규모를 약 55조원으로 추산하며 ‘새로운 맘 이코노미(The new MoM Economy)’라고 정의했다. 한국의 이들 부모 세대 인구는 약 300만명, 시장규모 약 10조원으로 추정된다.

팩플레터 232호 키즈테크.

팩플레터 232호 키즈테크.

본격 진화하는한 키즈테크

초기엔 교육과 기술을 결합한 에듀테크가 시작이었다. 2010년 이후 모바일 기기가 보편화되며 ‘재미있는 공부 콘텐트’ 서비스가 쏟아졌다. 천재교육이 만든 ‘밀크T’(2015년 출시), 단비교육의 ‘윙크’(2016년) 같은 온라인 학습지가 대표적.

이후 기술력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가세하면서 알파세대를 위한 혁신적 교습 앱들이 쏟아졌다. 게임사 기획자와 개발자 출신인 이수인·이건호 부부가 2012년 미국에서 설립한 에누마는 게임적 기법을 수학, 영어 학습에 접목한 토도수학과 토도영어로 국내외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 회사는 누적 25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미국·중국·인도네시아·아프리카 등에서 서비스 중이다.

최근에는 공부 외에도 아이들이 무얼 하고 놀지, 용돈은 어떻게 쓸지, 등원 준비할 땐 무슨 음악을 들을지 등 세세한 수요를 파악해 만든 서비스들이 인기다.

어린이 핀테크는 국내외 스타트업 업계에서 주목하는 시장이다. 모니랩이 1월 출시한 앱 '모니'에서는 어린이⋅청소년들이 용돈과 관련한 각종 미션을 수행한다. 어린이 경제 생활을 돕는 레몬트리는 아직 앱을 출시하지 않았는데도 “아이들이 돈을 어떻게 쓰고, 모으고, 불리고, 나누는지 알게되는 필수품이 될 것”이란 투자사의 평가와 함께 초기 투자금만 50억원을 유치했다.

키즈판 야놀자·클래스101·무신사

장난감·놀이 등 아이들의 엔터테인먼트 시간을 노리는 서비스도 많다. 자녀의 발달 상황에 맞는 장난감 꾸러미를 제공하는 올디너리매직, 초코푸딩·공룡젤리 만들고 농장 체험 안내해주는 동키, 온라인 마술·스트레칭 수업을 하는 클래스101 키즈가 대표적이다. 아이들이 스마트폰 등으로 그린 디지털 그림을 클라우드에 보관해주는 리틀피카소에는 매주 평균 3000장의 그림이 업로드된다.

어린이 고객님을 타깃으로 출시된 키즈테크 서비스들. 왼쪽부터 용돈 관리앱 '모니', AI 기반 영유아 심리상담 앱 '키즈다이어리', 어린이 여행·액티비티 정보 앱 '동키', 아이들 그림을 클라우드에 보관하는 '리틀 피카소'. [사진 각 사]

어린이 고객님을 타깃으로 출시된 키즈테크 서비스들. 왼쪽부터 용돈 관리앱 '모니', AI 기반 영유아 심리상담 앱 '키즈다이어리', 어린이 여행·액티비티 정보 앱 '동키', 아이들 그림을 클라우드에 보관하는 '리틀 피카소'. [사진 각 사]

기존 여행·패션 플랫폼들도 '우리가 잘하는 것'(기존 사업)을 토대로 어린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야놀자는 2020년 5월 키즈카테고리 ‘아이야 놀자’를 런칭했다. 무신사도 2월 키즈 패션 전문샵 ‘무신사 키즈’를 열고 아웃도어 프로덕츠·커버낫처럼 무신사 인기 브랜드의 어린이 제품을 들여왔다.

키즈테크 쑥쑥 크는 이유 

키즈테크 시장은 부모의 양육·교육·놀이를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서비스가 늘면서 급성장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어려워지고 디지털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에 부모 거부감이 컸는데, 코로나 이후 디지털 기기 활용 효과를 부모들이 체감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밀레니얼 세대 부모들은 양육·교육의 외주화에도 적극적이다. 육아를 위해 유료 디지털 서비스를 쓰는 데 심리적 저항이 크지 않다는 것. 부모를 위한 강의나 토론을 제공하는 '패런트리'의 윤지민 대표는 “밀레니얼 부모들에게 출산은 필수 아닌 선택인 만큼,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육아방식을 찾으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부모들에게 교육·보육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매칭 플랫폼 ‘자란다’는 지난달 29일 31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밀레니얼 부모들 사이에서 ‘째깍악어’와 함께 믿을만한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알파세대 자체가 디지털 네이티브인 점도 키즈테크를 키우는 동력이다. 모모(More Mobile) 세대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영유아기 때 미디어에 노출돼 정보습득 능력이 뛰어나고 자기 의견도 똑부러지게 밝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구매 결정에 어린 자녀가 미치는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선, 벌써 유니콘

글로벌 시장에선 키즈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잇아 비상장사) 기업들이 이미 여럿 나왔다. 미국 스타트업 그린라이트는 어린이·청소년들이 부모 감독 하에 직불 카드를 만들고 주식 투자하는 서비스를 제공, 지난해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받았다. IT 기술로 자폐 아동의 치료를 돕는 엘레미도 같은 해 10월 2억 1900만달러(약 2765억원)를 투자받으며 유니콘 기업이 됐다. 실제로 키즈테크에 몰리는 벤처투자 규모도 커졌다. 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13억 8720만달러(약 1조 7665억원)가 이 시장에 투자됐다. 직전 4년간 총 투자 규모보다 더 크다. 스포츠브랜드 나이키나 음원서비스 스포티파이도 구독서비스 형태로 키즈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 기사는 팩플레터 232호의 요약본입니다. 키즈테크 시장 분석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팩플레터 232호(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8626)에 나온 풀버전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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