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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엔 이 맥주가 딱이더라"…전문가 추천, 편의점 라거 3종 [쿠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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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손봉균의〈맥주 한잔〉
편의점 맥주의 세계는 놀랄 만큼 방대합니다. 지금도 맥주의 종류와 맛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같은 종류의 맥주라 해도 제품에 따라 전혀 다른 향미와 맛을 가지고 있죠. 아직 내 입에 딱 맞는 맥주를 찾지 못했다면, 또는 방대한 맥주의 세계에 풍덩 빠지고 싶다면 ‘손봉균의 맥주 한잔’를 추천합니다. 맥주 전문가를 뜻하는, 국내 1호 씨서론(Cicerone) 손봉균 씨가 당신에게 딱 맞는 편의점 맥주 한 캔을 골라드릴 테니까요. 읽으면 읽을수록 내 취향의 맥주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라거(Lager)는 하면발효 맥주로 맛이나 향보다 탄산과 청량함이 강하다. 사진 pixabay

라거(Lager)는 하면발효 맥주로 맛이나 향보다 탄산과 청량함이 강하다. 사진 pixabay

라거(Lager)와 에일(Ale). 맥주의 종류를 말할 때 항상 짝지어 나오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라거와 에일은 어떻게 다를까요? 많은 사람이 라거와 에일의 차이를 말할 때 “쉽게 말하면 라거는 하면발효 맥주고, 에일은 상면발효 맥주”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전혀 쉽지 않다고요? 맞습니다. 맥주의 발효를 담당하는 효모가 발효하면서 가라앉느냐(하면발효) 떠오르느냐(상면발효)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사실 일반인에게는 확 와 닿는 설명이 아니죠. 효모가 가라앉든 떠오르든 마시는 사람에겐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시는 사람의 입장에서 설명하면, 라거와 에일의 차이점은 맥주를 발효할 때 사용하는 효모에 있습니다. 이 효모로 인해 라거는 맛이나 향보다 탄산과 청량함이 강한 맥주가 되고, 에일은 라거보다 맛과 향이 더 풍부한 맥주가 되는 것이죠. 우리가 마트나 편의점에서 제일 쉽게 만날 수 있는 맥주는 라거 맥주입니다. 그중 국산 라거의 대표주자가 있죠. 카스와 클라우드, 테라, 하이트입니다. 그런데 눈 가리고 이 네 개 맥주를 마신다고 가정하면, 엄청난 미각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 구별하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라거는 맛과 향보다, 탄산과 청량함을 강조해서 만들기 때문입니다.

라거가 많은 사람에게 인기가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기 위해, 아무 생각 없이 시원하게 마시기 딱 좋은 맥주이기 때문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라거가 맛과 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라거도 양조에 사용하는 주재료와 부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집니다. 이번에는 편의점에서 찾을 수 있는 라거 중에서 맛과 향이 더 가미된 스타일의 라거를 소개해보겠습니다.

① 조금 더 진한 맛의 라거를 원할 때, ‘진라거’

맛과 향이 진한 진라거는 콜라겐이 찐득찐득하고 단맛이 살아있는 족발과 잘 어울린다. 사진 손봉균

맛과 향이 진한 진라거는 콜라겐이 찐득찐득하고 단맛이 살아있는 족발과 잘 어울린다. 사진 손봉균

이름이 어딘가 낯익다고요? 맥주캔 디자인이 한 라면 포장지를 연상케 하는 이 맥주는 수제 맥주 브랜드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가 오뚜기와 협업해 선보인 제품입니다. 주재료인 맥아(싹 틔운 보리)의 진한 맛을 강조한 라거이죠. 맥주의 색과 맛은 양조할 때 사용하는 맥아를 열에 노출하는 온도와 시간에 따라 결정됩니다. 맥아를 강한 열에 오랜 시간 구울수록 맛과 향이 진해지죠. 진라거는 일반적인 라거에 사용하는 옅고 밝은색의 맥아보다 열을 더 가한 진한 색의 맥아(스페셜 몰트)를 사용해서 색뿐만 아니라 맛과 향이 더 진합니다. 홉이 주는 은은한 꽃 향과 과하지 않은 쓴맛도 진라거가 가진 매력 포인트입니다. 평소 마시던 라거가 문득 밍밍하다 느껴질 때, 진라거를 마시면 승률 9할대의 구원투수의 활약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푸드 페어링〉 진라거에 진라면을 맞추는 ‘깔맞춤’ 조합도 좋지만, 푹 삶아 콜라겐이 찐득찐득하고 단맛이 살아 있는 서울식 족발과 진라거를 함께 해보세요. 족발의 진득한 맛과 맥주의 진한 맛이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② 라벨부터 톡톡 튀는 마릴린 먼로 맥주, ‘크래프트브로스 라이프’

라이프 라거의 은은한 맛은 찌거나 삶은 음식과 잘 어울린다. 사진 손봉균

라이프 라거의 은은한 맛은 찌거나 삶은 음식과 잘 어울린다. 사진 손봉균

일단 독보적인 맥주캔 디자인으로,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맥주이죠. 바로 미소를 띤 마릴린 먼로의 얼굴입니다. ‘크래프트브로스 라이프’(이하 라이프 라거)는 수제맥주 전문점 ‘크래프트브로스’가 매거진 ‘라이프(LIFE)’와 제휴한 맥주 시리즈입니다. 역사적 순간이나 유명인의 모습이 담긴 라이프지 사진을 맥주캔에 담아내고 있죠. 마릴린 먼로가 등장한 이 맥주는 밀맥주와 라거의 장점만 모아 양조했습니다. 맥주캔 라벨에 쓰인 ‘첫 모금은 밀맥주와 같이 부드럽고, 뒷맛은 라거처럼 깔끔합니다’라는 설명과 아주 딱 떨어지는 맛과 향을 가지고 있죠. 맥주 양조에 사용한 부재료인 오렌지 껍질, 유자 껍질, 고수 씨의 향이 은은하게 살아 있으면서 탄산과 청량함도 깔끔하게 녹아있습니다. 얼음 꽉 채운 잔에 유자 음료나 오렌지 음료를 살짝 섞어서 칵테일로 시원하게 마셔보는 것도 라이프 라거를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입니다.

〈푸드 페어링〉 라이프 라거의 은은한 맛과 향은 불에 직접 구운 음식보다 찌거나 삶은 음식이랑 잘 어울립니다. 부들부들 잘 삶은 수육을 고소한 알배추 위에 올리고 감칠맛 가득한 새우젓을 살짝 더해 한입에 넣은 후, 라이프 라거 한 모금 마셔보세요. 음식의 조화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단번에 느낄 수 있을 겁니다.

③ 에일이 가지는 홉 향을 가득 품은 라거, ‘홉하우스13 라거’

진한 홉의 향과 기분 좋은 쓴맛을 가진 홉하우스 13 라거는 토마토소스 피자와 잘 어울린다. 사진 손봉균

진한 홉의 향과 기분 좋은 쓴맛을 가진 홉하우스 13 라거는 토마토소스 피자와 잘 어울린다. 사진 손봉균

흑맥주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진 기네스(Guinness) 맥주를 만드는 아일랜드 기네스사의 브랜드 ‘더 브루어스 프로젝트’에서 양조한 맥주입니다. 홉의 향을 부각해서 양조한 에일의 장점을 가득 품고 있는 라거 맥주이죠. 라거 맥주가 가지는 깔끔한 탄산과 청량함에 홉이 주는 독특한 향긋함과 기분 좋은 쓴맛까지, 모든 것이 과하지 않은 선에서 두루두루 갖춰진 맥주라 할 수 있습니다. 색깔은 약간 밝은 호박색을 띠지만, 그 속에 담긴 진한 보리의 맛과 홉의 조화는 개성적입니다. 한 번 마셔보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죠. 또, 무광의 흰색 캔에 묵직한 검은색과 강렬한 빨간색으로 새겨진 맥주 패키징 디자인도 깔끔해서 멋스럽답니다.

〈푸드 페어링〉 진한 보리 맛과 홉의 향, 그리고 적절한 쓴맛을 두루 갖춘 홉하우스13 라거는 화덕에서 구운 토마토소스 피자와 잘 어울립니다. 특히 파프리카‧로즈마리‧후추 등의 맛을 가지고 있는 페퍼로니를 올린 토마토소스 피자라면 더할 나위가 없죠. ‘쌍 따봉’을 부르는 조합입니다.

손봉균 심플잇 오너셰프 cooking@joongang.co.kr

DRINK TIP 편의점에서 맥주 찾기
규모가 큰 양조장의 맥주나 수입 맥주의 경우 CU, GS25, 이마트24,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거의 모든 편의점에 납품 가능할 정도의 유통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규모가 작은 양조장의 경우에는 여건상 편의점 한 개의 브랜드와 독점 공급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 집 앞 편의점에 내가 원하는 맥주가 없다면, 그 맥주가 그 편의점 브랜드에 유통이 되는지 먼저 확인해 봐야 합니다. 만약 편의점 브랜드에 유통이 되는 맥주인데 집 앞 편의점에 없다면, 해당 편의점 직원께 발주 요청하면 수일 내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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