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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격 서류 그대로 이듬해 합격” 정호영 아들 의혹에 청문회 파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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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날 오후 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의 뒤늦은 자료 제출과 답변 태도 등을 문제 삼으며 중도에 집단 퇴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이어지던 청문회는 끝내 정회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네번째)과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제출한 아들의 MRI 자료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네번째)과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제출한 아들의 MRI 자료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김성룡 기자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늦게 정 후보자 아들(31)의 2017학년도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학 불합격 당시 전형 서류가 뒤늦게 제출됐다며 “불합격했을 때 제출한 서류가 이듬해 합격한 서류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같은 서류를 내고도 점수는 40점 이상 차이가 났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에 따르면 그간 정 후보자는 불합격 당시 서류 제출 요구를 거부해왔다. 이날 오전 청문회 시작때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공세에 뒤늦게 제출했다. 고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정 후보자 아들은 2017학년도와  2018학년도 편입학 입시에 똑같은 서류를 냈다. 학점이나 토플 등 객관적인 자료 뿐 아니라 자기소개서 문구까지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 의원은 “두 서류가 오탈자까지도 똑같다. 동일한 서류로 40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주관적 개입 없이는 설명이 안 된다”면서 “명백한 특혜가 밝혀진 이상 인사청문회를 하는 게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불합격한 서류를 같은 학교, 같은 과 입시에 응시하며 다시 제출한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쓰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쓰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민주당 복지위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2017학년도 자료를 지금까지 제출하지 않으려 기피한 것이 그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 두려워서 그런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인 뒤 민주당 의원들과함께 퇴장했다. 회의장에 남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을 성토한 뒤 정회했다.

정호영 청문회, 민주당 집단퇴장 "청문회 아닌 수사해야" #국민의힘 "민주당, 검증에 실패하자 퇴장...파행 작정하고 들어와"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정 후보자 아들 병역) MRI(자기공명영상) 내용을 확인하고 나서 아무런 내용이 없으니, 그렇게 요란하게 (의혹 제기)했던 내용이 빈 수레로 끝나서” 민주당이 퇴장을 감행했다며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종성 의원도 “정책 질의는 5%도 안 되게 하고 대부분 신상 털기와 자녀 의혹만 (제기)하다가 답변 자세가 어떻다고 하면서(나갔다)”면서 “몸싸움까지 해가며 MRI 파일을 갖고 간 것에 대해서는 왜 일언반구 이야기가 없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민석 복지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후보자가 지금까지의 자료 제출과 오늘 답변에서 불만족(스럽게 한 것)이 상당히 작용한 것은 후보자 자신도 인정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국회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장외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아침부터 지금까지 청문회를 하면서 자료 미제출과 불량한 답변 태도로 더 이상 우리가 밝혀낼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밝혀지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청문회 진행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민주당이 검증에 실패하자 퇴장했다”면서 “민주당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본인들이 신청한 증인들이 재석하고 있음에도 퇴장했다. 애초에 파행을 작정하고 들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제기하는 의혹이 설득력을 잃고 청문회가 본인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민이 지켜보는 청문회를 파행으로 이끄는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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