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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끝나도 2040년까지 수요 폭발…천연가스 대장주는?[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미국 빅테크 성장주도 재미가 없고, 국내증시는 좋은 시절이 다 지나갔다 그러고… 낙이 없습니다. 그래서 뭔가 구조적으로, 정신건강을 편하게 하면서 오를만한 종목이 없을까 하다가 생각난 천연가스!

미국 루이지애나주 사빈 패스에서 출발한 LNG 탱커가 리투아니아 항구에 도착하고 있다. 셔터스톡

미국 루이지애나주 사빈 패스에서 출발한 LNG 탱커가 리투아니아 항구에 도착하고 있다. 셔터스톡

눈치 채셨겠지만 유럽연합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로 하면서 지금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도 고심 끝에 최근 LNG 증산을 허가했고, 우리나라도 보유 중인 LNG를 유럽으로 보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액화할 수 있는 모든 천연가스 분자(molecule)를 다 긁어모아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전쟁이 끝나면 수요가 줄어들 거 아니냐? 천만의 말씀. 지금 유럽국가들이 러시아 원유와 가스를 떨쳐버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만 봐도 이 에너지 수입국을 바꾸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가스 수입할 터미널 짓는 데만 하세월!) 또 이제 서방세계는 전쟁과 평화를 떠나 러시아와의 거래는 금기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 냉전!) 여기에 환경운동가들은 기절할 일이지만 워낙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이라 유럽연합이 원자력과 LNG도 청정에너지로 인정하기로 했죠.

셔니어 에너지 LNG 터미널. 셔니어 에너지

셔니어 에너지 LNG 터미널. 셔니어 에너지

그래서 하여간 오늘 들여다 볼 종목은 미국 천연가스 회사 Cheniere Energy 입니다. 발음은 셔니어 에너지에 가깝고요. 불어 같아 보인다고 셰니에흐~ 아닙니다. 이 회사 티커는 무려 LNG! 미국 천연가스 회사 중에 가장 크고, 제일 먼저 수출도 시작했습니다. 업종 대장주라고 주가가 쑥쑥 오르라는 보장은 없지만 어쨌든 LNG 하면 일단 Cheniere 입니다.

이 회사의 작년 또는 4분기 실적을 들여다 보는 건 큰 의미가 없겠죠. 2월에 전쟁이 터지면서 러시아 제재가 시작됐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LNG 수요가 급증했으니까요. 최근 Cheniere는 올해 조정 EBIDTA(이자 세금 감가상각 등을 빼기 전의 이익) 가이던스를 20% 올려 잡았습니다. 그만큼 폭발하는 LNG 수요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시겠죠.

2021년 조정 EBITDA가 49억 달러(약 6조1887억원)였으니까 올해는 70억~75억 달러 정도 남기겠다는 얘기네요. 또 2024년까지 잉여현금흐름이 1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여 그동안 LNG 수출 터미널이나 배송관 증설 투자에 들어간 빚도 청산하고, 배당도 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그동안 Cheniere는 관계회사 Cheniere Partners를 통해서만 배당을 해 왔습니다.)

LNG 저장고. 셔터스톡

LNG 저장고. 셔터스톡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도 최근 2022 보고서에서 글로벌 LNG 수요가 2040년까지 계속 늘어 7억t에 달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2021년 대비 90% 성장하는 겁니다. Cheniere는 5월 4일 뉴욕증시 개장(한국시간 수요일 밤 10시30분)과 함께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만 괜찮다면 주가 상승도 기대해 볼만한 것 같습니다. Cheniere는 올들어 주가가 33% 올랐습니다.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Cheniere는 휴스턴 동쪽 루이지애나주 경계와 멕시코만에 면한 ‘사빈 패스’, 그리고 휴스턴 서남쪽 멕시코 국경에 인접한 ‘코퍼스 크리스티’에 지난 10년 동안 300억달러를 들여 LNG 파이프와 수출 터미널을 지었어요. 그동안 들어간 투자액을 뽑으려면 장기계약이 중요합니다.

마침 작년 11월에 중국 국영 화학기업인 중국중화(中國中化∙Sinochem)와 17.5년, 광둥성에 기반을 둔 천연가스 회사 포란에너지(佛燃能源∙Foran Energy)와 20년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Cheniere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0-K(사업보고서)를 보면 한국가스공사도 우량 고객으로 돼 있네요.

프랑스 파리 근교 라데팡스에 있는 에너지 대기업 Engie 본사. 셔터스톡

프랑스 파리 근교 라데팡스에 있는 에너지 대기업 Engie 본사. 셔터스톡

이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만 해도 Cheniere는 아시아쪽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었어요. 그런데 Cheniere 입장에서 대박이 터진 건 올해 3월 체결한 프랑스 에너지 회사 Engie와의 기존 계약 연장 건 입니다. 무려 2040년 이후까지 연장했는데요. 유럽 국가들은 LNG를 추출할 때 이산화탄소보다 더 나쁜 메탄 가스가 나온다고 LNG 수입을 주저하는 분위기였어요.

이밖에 Cheniere는 최근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수출량 증가 허가도 받았습니다. JP모간은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목표주가를 게속 올려잡을 것 같다”며 “미래가 너무 눈부셔 썬글라스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월가도 보고서 클릭수에 목을 매나요?) 지금 주가가 136달러인데, 최소 169달러를 제시했네요.

사실 Cheniere가 처음부터 잘 나간 건 아니었어요. 1996년에 레바논 출신의 샤리프 수키 사장이 회사를 설립했는데 그때만 해도 미국은 천연가스 수입국이었습니다. 중동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LNG를 수입하는 터미널을 만들면 대박이 날 거라는 수키 사장의 아이디어에 월가 투자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지만, 미국 수입상들보다 스페인이나 일본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수십억 달러를 들여 지은 터미널은 녹이 슬어갔어요.

셔니어 창업자 샤리프 수키가 칼 아이칸에게 축출된 뒤 새로 만든 LNG 회사 텔루리언. 셔터스톡

셔니어 창업자 샤리프 수키가 칼 아이칸에게 축출된 뒤 새로 만든 LNG 회사 텔루리언. 셔터스톡

결국 수키 사장은 이 기업 저 기업 쑤시고 돌아다니는 칼 아이칸이라는 사람한테 축출돼서 자기가 설립한 회사를 2016년에 떠나야 했습니다. 2016년은 Cheniere가 첫 수출을 한 역사적인 해이기도 했는데 말이죠. 수키 사장은 회사를 나가 새로운 LNG 회사 Tellurian을 차렸고요. 현재 LNG 투자자들은 Cheniere와 함께 Tellurian과 또다른 LNG 회사 EQT 등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LNG 수요가 앞으로 수년간 괜찮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Cheniere 투자의 단점도 알아봐야겠죠. 미즈호증권은 코퍼스 크리스티 터미널의 증설을 문제 삼았습니다. “2030년까지 미국의 LNG 수요는 지금의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Cheniere는 기존 시설을 갖고 선계약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증권사는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EQT를 탑픽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LNG 가격이 너무 올라 고객들이 다른 에너지 믹스를 고려하는 상황 ▶유럽 수출이 지리적으로 더 용이한 카타르의 급부상 ▶잉여 러시아 천연가스를 중국이 사들일 경우 글로벌 LNG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 등이 우려 포인트로 꼽히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당분간 앞날이 창창

※이 기사는 5월 2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널리 공유해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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