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로템 856억 벌금 1위…열차 납품 제때 못하게 된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2.05.03 06:00

업데이트 2022.05.03 06:01

현대로템이 제작한 준고속열차인 EMU-250. 현재 'KTX-이음'이란 명칭으로 운영 중이다. [연합뉴스]

현대로템이 제작한 준고속열차인 EMU-250. 현재 'KTX-이음'이란 명칭으로 운영 중이다. [연합뉴스]

 최근 10년간 열차제작사들이 기차를 제때 납품하지 못해 발주처인 철도운영사가 부과한 배상금이 1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이 856억원으로 배상금 액수가 가장 컸다.

 3일 코레일과 서울·인천·부산·광주·대전·대구 등 6개 지자체 교통공사가 국회 송석준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열차 납기지연과 배상금 부과 현황'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2021년)간 납품 지연으로 배상금이 부과된 사례는 모두 9건이다.

 국내에선 대기업인 현대로템과 중견기업인 우진산전·다원시스 등 3곳이 열차를 제작한다. 현대로템은 고속열차와 전동차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열차를 생산하고 있고, 우진산전과 다원시스는 일반열차와 전동차, 트램 등을 주로 만든다.

 지연 배상금이 부과된 9건 중 5건은 현대로템으로 코레일에 대한 납기지연이 4건, 서울교통공사 1건 등이다. 이어서 다원시스가 3건(서울교통공사 2건, 인천교통공사 1건)이었고, 우진산전은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납기지연 1건이 해당됐다.

 통상 열차 납품계약을 맺은 뒤 제작사가 납품기일을 제때 맞추지 못하면 발주처에서는 이에 따른 배상금을 부과한다. 일종의 벌금인 셈이다. 코레일의 경우 지체일당 계약금액의 0.1%씩, 최대 30%까지 부과하기도 한다.

 단일 배상금 액수로는 코레일에 준고속열차인 EMU-250 84량에 대한 납기지연의 책임을 물어 현대로템에 부과한 396억원이 최대다.  납품이 7개월가량 늦어진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열차 계약금액은 2700억원이었다.

다원시스가 제작한 전동차. [출처 다원시스 홈페이지]

다원시스가 제작한 전동차. [출처 다원시스 홈페이지]

 앞에서 기관차가 끄는 방식(동력집중식)의 기존 고속열차와 달리 EMU-250은 별도의 기관차 없이 객차 아래에 분산 배치된 모터를 이용해서 달린다. 이를 동력분산식이라고 부르며, EMU-250은 현재 'KTX-이음'이란 명칭으로 운영 중이다.

 두 번째 역시 코레일이 현대로템에 부과한 260억원이다. 전기동차 128량의 납품이 8개월 정도 늦어진 데 대한 벌금이었다. 세 번째는 178억원으로 이 또한 코레일이 현대로템에 매긴 배상금이다. EMU-250 30량을 제때 납품하지 못해서다.

 현대로템은 또 코레일이 발주한 EMU-320 16량을 수주했으나 소음 기준 초과 등 여러 이유로 재설계에 들어가면서 2년가량 납품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른 배상금만 19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EMU-320은 최고시속 320㎞대의 고속열차다.

우진산전이 제작한 전동차와 실내. [출처 우진산전 홈페이지]

우진산전이 제작한 전동차와 실내. [출처 우진산전 홈페이지]

 다원시스는 서울교통공사가 2·3호선 전동차 169량 중 납품이 늦어진 72량에 대해 부과한 160억원이 가장 큰 액수다. 우진산전은 5·7호선 전동차 336량 가운데 64량이 기일을 넘긴 데 따른 배상금이 134억원이다. 나머지 전동차도 제때 납품하지 못하면 배상금을 추가로 물어야 한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제작공정에 차질을 빚어 납품이 늦어진 것"이라며 "서울교통공사에 배상금 산정 때 이를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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