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청문회서 제대로 검증하되 새 정부 출범 차질 없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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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총리 인준과 ‘낙마 3인방’ 연계 움직임

청문 절차 순리대로 끝내 국정 이어지게 해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등 윤석열 정부 초기 내각 구성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어제 시작됐다. 한 후보자에 대한 파상 공세를 예고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시작부터 자료 제출 미비를 문제 삼았고, 한 후보자가 대형 로펌 김앤장의 고문을 지내며 20억원을 받은 데 대해 “전관예우 끝판왕”이라고 날을 세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선 제주지사 시절 추진한 오등봉 공원 민간특례 사업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다수 의혹이 제기된 정호영 보건복지부,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검증이 진행될 ‘청문회 수퍼 위크’ 동안 국회는 사안의 실체를 확인해 후보자들의 적격 여부를 제대로 가려야 한다.

어제 청문회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엿보는 기회이기도 했다. 윤 당선인이 대선 때 주식 양도소득세 폐지를 공약한 가운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당초 내년부터 도입 예정이던 해당 세금의 적용을 2년 정도 유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산세와 종부세의 통합은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고, 임대차 3법도 급격한 변화 대신 시장 상황을 보고 보완책을 찾겠다고 했다.

이번 청문회는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갈등 와중에 늑장 개최되고 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임명동의안 제출 후 20일 이내에 본회의 표결까지 마쳤어야 한다. 지난달 26일이 시한이었는데 한 차례 파행 끝에 지연됐다. 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도 여야 신경전 속에 최근에야 일정이 잡혔다. 과거 여야 대립 속에 총리 후보자 등에 대한 일부 인사청문회가 법정 시한을 넘겼던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한 총리 후보자와 자신들이 ‘낙마 3인방’으로 꼽은 한동훈 법무부, 정호영·김인철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부적절하다. 민주당 지도부가 나서 한 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청문보고서 채택을 최대한 미루려 하고 있다. 헌법상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새 정부 장관 임명에도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윤 당선인의 취임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자칫 새 정부가 내각도 제대로 꾸리지 못한 채 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럴 경우 김부겸 국무총리가 임명제청권을 행사하거나, 추 경제부총리를 임명제청한 후 권한대행을 맡겨 장관을 제청토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장관이 공석이 될 경우 새 정부가 이전 정부 장관들과 ‘불편한 동거’를 하는 일까지 벌어질 수 있다. 민주당은 청문회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해 정권 교체기에도 국정에 흔들림이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