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설

경찰, 성남FC 의혹 철저히 밝혀 수사 능력 입증하길

중앙일보

입력 2022.05.0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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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전국 수사 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검수완박'으로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만큼 수사 역량은 물론 수사의 공정성과 인권 보호 책임이 커졌다는 지적이다.[연합뉴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전국 수사 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검수완박'으로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만큼 수사 역량은 물론 수사의 공정성과 인권 보호 책임이 커졌다는 지적이다.[연합뉴스]

성남시청 전격 압수수색, 강제수사 돌입

검수완박으로 커진 권한만큼 책임 커져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어제 이 사건과 관련해 성남시청을 처음 전격 압수수색했다. 그동안 검찰과 경찰이 민주당 정부에서 제기된 권력형 비리 사건 수사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만큼 경찰이 뒤늦게 최소한의 수사 의지를 보여준 것은 만시지탄이다.

이제라도 대장동을 비롯해 이 전 지사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첫걸음으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독주로 권한이 비대해진 경찰의 역량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된 상황에서 경찰은 수사 능력을 분명히 입증해야 한다.

경기남부경찰청 산하 분당경찰서가 수사 중인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전 지사가 2015~2017년 성남시장 겸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두산건설·네이버·농협·분당차병원·알파돔시티·현대백화점 등 6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 및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을 받고 용도 변경, 건축 허가, 시 금고 계약 연장 등 각종 특혜를 줬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2018년 6월 당시 야당이 3자 뇌물 혐의로 이 전 지사를 고발했지만 분당경찰서는 서면조사를 했으나 결국 3년3개월을 끌다가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검찰 불송치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고발인이 이의를 제기하자 지난해 10월 성남지청에 송치했지만 검찰에서도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성남지청 수사팀은 보완 수사 필요성을 수차례 보고했으나 검찰 내부에서 친정부 성향 검사로 알려진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계속 반려해 수사 무마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1월 성남지청 박하영 차장검사가 돌연 사표를 내는 일도 있었다.

결국 지난 2월 성남지청이 분당경찰서에 보완수사를 요구했지만 그 후에도 지난 3월 9일 대선까지 경찰 수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였다. 이 전 지사가 대선에서 패배하자 대선 이후 약 두 달 만에야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정권 교체 이후 또 다른 권력 눈치 보기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오직 법에 따라 사건을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

지난 3일 민주당이 국회에서 야당의 반대에도 검찰청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고, 조만간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검수완박 입법으로 경찰은 검찰의 수사권을 대부분 넘겨받게 되지만 경찰의 수사 역량이 떨어진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커진 권한에 걸맞은 책임감으로 무장하고 수사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공정성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경찰엔 지금이 기회이자 위기라는 사실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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