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로봇 공학자 꿈나무들이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 청소년 로봇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기발한 상상력을 펼쳤다.
2일 광주계림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광주계림초 3학년 김태운 군 ▶송원초 4학년 조현규 군 ▶봉산초 3학년 나예준 군 ▶싱가포르 국제학교 SIS 3학년 김유수 양 등 4명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2022 FIRST Championship’에 참가했다.
미국 FIRST 장학재단이 주관으로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린 대회는 전 세계 108개 국가에서 약 70만 명의 청소년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 로봇대회다. 광주 지역 일반고등학교 중에서는 광덕고등학교 학생들이 7년 만에 이 대회 출전권을 따내 상을 받았다.
김군 등은 초등부 대회에서 ‘스마트 백신 운송 로봇 시스템’ 작품을 제출해 ‘Team Poster Award’를 수상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각 가정에 백신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스템을 작품에 담았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19년 이후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른바 ‘코로나19 세대’ 학생이다. 이번 대회에서 각 팀에 주어진 ‘화물 운송에 대한 문제점 파악과 솔루션 개발’이라는 과제에 코로나19를 겪었던 경험을 상상력으로 녹여내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군은 “코로나19 때문에 집 밖에 맘대로 나가지 못했던 답답함을 친구들과 함께 풀어보고 싶어서 백신 운송 시스템 작품을 만들었다”며 “로봇 공학자라는 꿈을 키워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로봇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4명의 광주 초등학생들은 지난 2월 전국 90여 개 청소년팀이 참가한 ‘코리아 로봇 챔피언십’ 전국 대회에서 30여 개 수상팀 중 하나로 선정되며 세계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국내대회를 넘어 국제대회까지 관심을 가진 배경에는 어린 나이부터 꾸준히 키워왔던 로봇에 대한 관심 덕분이라고 한다.
김군의 아버지 김진석씨는 “국내 및 세계 대회에 나선 아이들은 10살 정도의 나이지만, 4~8년 정도 로봇과 IT 분야에 대한 경험을 쌓아왔다”면서 “특히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신입생 중 20%가 출전한 경험이 있는 대회라서 참가에 대한 열의가 높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로봇 공학자 꿈을 키우기 위한 견학이나 대면 수업 참가가 어려워 부침도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 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나서 코딩(Coding) 등 IT 분야와 관련된 영상 등 비대면 체험이 가능한 국내외 자료들을 접하며 로봇 공학자의 꿈을 뒷받침했다.
김씨는 “올해 세계 대회도 코로나19 때문에 3년 만에 개최된 것”이라며 “아이들이 영어 등 외국어 자료들을 꾸준히 접했던 덕분에 국제대회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김군 등은 앞으로 열릴 국제대회에 중등부로 또 도전할 계획이다. 학교 측에서도 이번 수상을 계기로 로봇 공학자 꿈을 키워주기 위한 동아리 활동 등 지원 계획을 광주시교육청에 건의할 방침이다.
광주계림초 신명순 교장은 “광주 지역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단일팀이 세계 로봇대회에서 수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아이들이 세계 각국 청소년과 교류하고 광주 꿈나무들의 가능성을 알린 계기가 된 만큼 학교와 교육청 차원에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