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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벌써..검수완박 이후가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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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며 검수완박법 통과와 관련해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4.30/뉴스1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며 검수완박법 통과와 관련해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4.30/뉴스1

1. 마침내 검수완박이 3일 완성됩니다.
검찰청법개정안이 4월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데 이어 5월3일 형사소송법개정안이 통과됩니다. 통상 오후2시에 열리는 본회의가 3일엔 오전 10시로 당겨졌습니다. 반대로 통상 오전 10시에 열리는 대통령주재 국무회의(매주 화요일)는 3일의 경우 오후로 늦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가 검수완박법을 공포합니다.

2. 검수완박으로 막강해질 경찰은 법보다 앞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2일 이재명 전 민주당후보의 ‘성남FC후원금의혹’과 관련해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이재명이 성남시장 재직 당시 성남FC구단주였는데, 네이버 등 성남소재 대기업들로부터 160억원 후원금을 받고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사건입니다.
주목되는 건..경찰이 대선정국이던 작년 9월 무혐의로 결론냈던 사건이란 점입니다. 당시 고발인(바른미래당)이 이의신청하는 바람에 검찰(성남지청)이 넘겨받아 검토한 다음 경찰에 보완수사를 지시했습니다. 검찰지시에도 불구하고 뭉기적거리던 경찰이 마침내 검수완박과 정권교체에 맞춰 강제수사에 나선 것입니다.

3. 재미있는 건..검찰의 수사권을 경찰로 몰아주려던 민주당이 경찰을 공격했습니다. 민주당은 2일 서면브리핑.
‘이 사건은 정치적 고발로 시작된 전형적인 음해사건이었다. 경찰이 수차례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지만 아무 연관관계가 밝혀지지 않아 불송치(무혐의)로 결정됐다..뒤늦게 압수수색 쇼를 벌이는 데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이재명 상임고문 망신주기냐, 아니면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재명 사법살인의 신호탄을 쏘려는 것이냐..검찰공화국의 서막을 열려고 한다면 민주당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4. 반대로 검찰출신 윤석열 당선인은 경찰을 감싸안고 있습니다.
윤석열은 2일 검수완박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면서도 ‘경찰의 수사력이 결코 약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당선인측 관계자는 ‘경찰 수사력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검찰이 어떻게 투입될 것인가도 충분히 검토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검수완박 이후 대응방안이 마련되고 있나 봅니다. 어차피 경찰은 대통령편이니까..

5. 한편 김창룡 경찰청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했습니다.
‘검찰과 경찰이 역할분담했던 수사 사례를..마치 검찰이 경찰의 수사 오류를 밝혀낸 것처럼 왜곡하거나 경찰의 수사 성과를 의도적으로 비하한 사례가 있어서 많은 경찰관의 자긍심이 훼손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최근 검찰이 검수완박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부실수사를 검찰이 바로잡은 사례’를 발표한데 따른 반박입니다. 과거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경찰의 반발입니다.

6. 검수완박 이후가 벌써 그려집니다.
경찰은 윤석열 정부에 충성할 겁니다. 대통령이 된 윤석열은 경찰을 강화하고 적극 활용할 겁니다. 경찰은 과거 검찰보다 막강해질 겁니다. 민주당은 경찰공화국이라고 비난할 겁니다. 5공으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칼럼니스트〉
2022.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