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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안보이는 손' 떴다…엄친딸 CEO도, 부동산 재벌도 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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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추싱의 류칭 사장. [웨이보 캡처]

디디추싱의 류칭 사장. [웨이보 캡처]

중국 최고의 엄친딸로 꼽히는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의 류칭 사장이 갑자기 SNS에서 자취를 감췄다. 중국당국이 자국의 정책을 따르지 않거나, 경제전망을 비판하는 유명 인사들의 SNS를 잇따라 차단·폐쇄하는 등 강경책을 펼친 탓으로 보인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류칭 사장과 그녀의 부친인 류촨즈 레노보 창립자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과거게시물이 지난달 30일 돌연 숨김처리 됐다. 인터넷 콘텐트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류칭은 지난해 6월 중국정부의 만류에도 미국에서 디디추싱의 44억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틀만에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고, 지난 1월 나스닥 상장을 폐지하고 홍콩 증시에 다시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류칭 사장의 SNS 중단은 디디추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엄격한 조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중국 부동산 재벌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의 외동아들로 유명 '셀럽'인 왕쓰충도 지난 달 팔로워 4000만 명에 이르는 웨이보 계정이 정지된 데 이어 지난주 계정이 삭제됐다. 그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 치료제로 밀고 있는 중국 전통약품 '롄화칭원'의 약효와 상하이 방역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자신의 웨이보에 올렸다가 제재를 당했다.

중국 경제·증시를 부정적으로 전망한 교통은행 계열 증권사 보콤 인터내셔널의 홍하오 리서치센터장의 위챗 메신저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계정이 지난달 30일부터 갑작스럽게 차단됐다고 블룸버그·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의 웨이보 계정은 3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었다. 위챗과 웨이보 측은 차단 이유를 즉각 밝히지 않았으나, 홍하오가 그동안 중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해온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우세하다.

홍하오는 중국 당국이 상하이를 봉쇄한 뒤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도로가 텅 빈 상하이 시내 영상과 함께 "상하이: 움직임 제로, 국내총생산(GDP) 제로"라는 글을 올려 중국 당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앞서도 중국 증시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수차례 냈다.

연말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세 번째 연임 집권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보이지 않는 손'을 작동해 시장 분석가와 평론가의 부정적인 의견을 검열하는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는 지난해 '중국 경제에 해롭다고 간주되는 금융 정보를 게시하는' 상업 플랫폼과 SNS 계정을 단속해 1000개 이상의 위챗 계정에 대해 금지 조처를 가한 바 있다. 위챗 역시 1463개의 계정을 차단조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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