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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직전과 비슷"…푸틴, 5월9일 소국 몰도바 공격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몰도바 동쪽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를 빠져나가는 차량들. [AFP=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몰도바 동쪽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를 빠져나가는 차량들.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서쪽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구 400만명의 소국 몰도바를 머지않아 침공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몰도바 동부 친러 반군 분리주의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에는 러시아군 1500명 가량이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주둔 중이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와 상황이 여러모로 비슷하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군 소식통을 인용해 "5월 9일 러시아 전승기념일에 맞춰 러시아의 몰도바 공격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몰도바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고 믿는다"며 "러시아가 몰도바를 장악하기 시작하면 우크라이나는 군사적으로 더 취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트란스니스트리아 자치 정부는 약 47만명 인구 가운데 55세 이하 성인 남성 전원을 대상으로 병력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에서 배후가 불분명한 폭발이 연이틀 발생한 직후다. 지난달 25일 이 지역 국가안보부 건물에 로켓추진수류탄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잇따른 데 이어 26일에는 라디오 방송탑 2개가 폭발했다. 공격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몰도바 외무부는 러시아가 몰도바로 진격할 구실을 만들려는 '가짜깃발'(Falsse flag) 작전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더타임스는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나타나는 상황들이 러시아의 개전 직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나타났던 상황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에 '가짜 깃발' 작전을 한 게 사실이라면, 이 지역 러시아인과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특수 군사 작전'을 선포할 수 있다면서다. 실제 지난달 22일 루스탐 민네카예프 러시아군 중부군관구 부사령관은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인구에 대한 탄압이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주둔 중인 러시아 평화유지군 병력을 우크라이나 남서부 침공에 끌어들이기 위해 벌인 자작극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러시아가 최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서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불과 40㎞ 거리다.

몰도바 현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확전 우려가 고조되면서 시민들의 탈출 조짐이 있다면서다.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을 탈출한 파샤는 "공격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몰도바의 수도 키슈나우로 피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몰도바로 건너온 피란민들도 또다시 몰도바를 떠나 서쪽으로 피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에서 이 지역으로 온 우크라이나 여성 리우다는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나는 독일로 떠날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당초 종전 선언 가능성이 제기됐던 5월 9일 전승절과 관련, 이 날짜가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에 끼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1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탈리아 미디어셋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작전을 완료하기 위한 인위적인 기간을 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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