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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숨어서 XXX하냐" 성희롱 논란…박지현, 당에 징계 검토 지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경파인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내 회의에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사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달 28일 오후 5시에 열린 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의 온라인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최 의원은 동료 A의원의 카메라가 꺼져 얼굴이 화상회의 화면에 뜨지 않자 “얼굴이 안 보인다. 숨어서 무엇을 하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A의원이 “얼굴이 못 생겨서요”라며 농담조로 답하자 최 의원은 성적 행위를 연상시키는 비속어를 사용해  A의원의 행동을 되물었다고 한다. 한 회의 참석자는 “성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나온 화상회의에는 일부 여성 보좌진들이 들어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법사위 관계자는 “아무리 당내 회의라지만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참석한 여성 분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화상회의에는 최 의원을 비롯해 박주민 민주당 간사 등 남성 의원 여럿이 참석했지만, 민주당 법사위원 중 유일한 여성인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은 참석하지 않았다.

 열린민주당 대표 출신인 최강욱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열린민주당 대표 출신인 최강욱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원한 민주당 법사위원도 “당이 여러모로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최 의원 발언이 악재로 작용할까봐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최강욱 의원실 관계자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특정 놀이를 뜻하는 ‘◇◇◇’라고 말한 것이 성적 표현으로 잘못 전해진 것”이라며 “회의 참석자의 문제제기나 항의가 있다면 성실히 해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해당 사실이 보도된 지 4시간 만에 입장문을 내고 “심각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한 가벼운 농담에 불과한 발언이었는데도 취지가 왜곡되어 보도된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전후 맥락을 떠나 발언이 오해를 일으켜 불쾌감을 느끼게 해 드린 점에 대해서는 참석자 여러분께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와 관련해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오후 당 고위전략회의에서 최 의원에 대한 징계 검토를 지시했다. 민주당 지도부에 속한 한 의원은 “사실관계에 대해서 당 윤리감찰단에서 조사될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해당 발언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윤리심판원나 비대위 차원에서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도 이날 오후 “‘가벼운 농담에 불과한 발언’이라고 하기에는 해당 발언을 들은 다수가 ‘오해’를 넘어 성적 불쾌감을 느꼈다는 점을 강조하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인 최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당내 강경파 그룹인 ‘처럼회’에 소속돼 검수완박 드라이브를 주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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