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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무역적자에 긴급 회의 연 산업부 "위험 요인 증가"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무역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하자 정부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정부는 최근 러시아 등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리스크(위험) 요인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수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하면서 정부가 수출통제 전담 상담창구인 '러시아 데스크'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하면서 정부가 수출통제 전담 상담창구인 '러시아 데스크'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서 ‘긴급 수출입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러시아·중국·인도네시아·미얀마 현지 동향과 수출입 위험 요인을 담당 상무관과 코트라 무역관장이 직접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최근 국내외 사정으로 공급망 불안 위기가 커진 곳이다.

정부는 최근 한국의 러시아 수출이 지난해 대비 약 7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광범위한 경제 제재가 이뤄진 탓이다. 특히 지난달 1일~25일 기준으로 러시아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97.3%, 자동차 부품은 87.4%, 철강은 89.2% 급감했다.

문제는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에 경제 의존도가 높은 다른 국가들의 경제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할 경우 독립국가연합(CIS) 등 인근 국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그 파급 효과가 한국 수출입에도 전이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 이주 노동자 송금액이 자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는 비중이 높은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경기 침체나 송금 제한이 경제 전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강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제 정책이 변수다. 실제 중국 정부가 최근 상하이를 한 달 이상 봉쇄하면서, 지난달 1~10일 이 지역 화물물동량 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81% 급감했다. 한국의 지난달 중국 수출은 지난해 4월 대비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도시 봉쇄가 북경 등 주요 지역으로 확산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한국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가 자국 수급 불안을 이유로 팜유 수출을 중단하면서 식용유 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식용유를 살펴보고 있는 시민. 뉴스1

인도네시아가 자국 수급 불안을 이유로 팜유 수출을 중단하면서 식용유 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식용유를 살펴보고 있는 시민. 뉴스1

이날 회의에서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팜유 수출 금지로 인한 식품업계 수급 불안 가능성도 논의됐다. 한국의 인도네시아산 팜유 수입량은 지난해 약 34만t 수준인데 그중 20만t을 식품용으로 쓰고 있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식품업계에서 2~4개월분 재고를 축적하고 있어, 업계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장기화할 경우 팜유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수급 불안이 우려된다”고 했다. 특히 팜유는 화장품·세제·바이오디젤 등 분야에서도 쓰고 있어 공급망 불안이 길어질 경우 파급 효과가 더 커질 전망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미얀마 정부가 최근 현지 화폐로 환전을 강제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것이 한국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조치로 기업의 원자재 수입대금 지급이 어려워지면 원자재를 제때 받지 못해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세계 각국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불안, 국제금리 상승, 개도국 경제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수출기업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지속해서 수렴하고, 수출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 유망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 지원 등의 대책을 마련해 수출기업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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