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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李 vs 尹 대리전 경기지사…김동연-김은혜 0.1%p차 초박빙 [지방선거 여론조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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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앙포토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앙포토

경기지사 선거와 경기교육감 선거는 ‘문재인·이재명 대(對) 윤석열’의 대리전 양상이 뚜렷하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도왔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경기지사 자리를 두고 맞붙는다. 경기교육감 선거에선 문재인 청와대의 김거성 전 시민사회수석과 윤석열 캠프 총괄상황본부장이었던 임태희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경쟁 중이다.

여론조사 결과는 말 그대로 박빙이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 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경기도의 18세 이상 남녀 10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경기지사 후보 지지율은 김동연 후보 42.6%, 김은혜 후보 42.7%였다. 0.1%포인트 차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내 접전 상황이다. 경기교육감 지지율에도 김거성 전 수석 15.1%, 임태희 전 장관 15.3%로 0.2%포인트 차이다.

경기지사 선거를 연령별로 보면 18세 이상부터 50대까지는 김동연 후보가 앞섰다. 김은혜 후보는 60대 이상에서만 강세였지만, 여기서 67.4% 대 26.0%로 크게 앞서면서 전체 지지율이 초박빙이 됐다. 권역별로는 고양·김포·파주 등 북서부에선 김동연 후보가 49.1%로 38.1%인 김은혜 후보를 앞섰고, 가평·구리·남양주·동두천 등 북동부에선 김은혜 후보가 44.2%로 39.4%인 김동연 후보를 앞섰다. 수원·성남·용인·과천 등이 있는 경기 남부권에선 두 후보 모두 40%대의 지지율로 격차가 작았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정치권에선 경기지사 선거를 “대선의 연장전”이라고 평가한다. 여야 대선 캠프에서 각각 일했던 경기지사 후보들의 면면 때문으로, 이재명 전 지사와 윤석열 당선인이 만드는 후광 효과가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번 조사 결과 대로라면 현재까지 후광이 강한 쪽은 김은혜 후보다. 대선 당시 경기도에선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50.9%를 득표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5.6%)를 5%포인트 이상 앞섰지만, 지금은 김동연·김은혜 후보가 접전이기 때문이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1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를 김동연 후보가 온전히 흡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상대적으로 김은혜 후보는 윤 당선인 대변인으로 언론에 많이 노출되면서 ‘라이징 파워’(신권력)의 수혜를 입었다”고 분석했다.

곧 진행될 국무총리와 장관 청문회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이다. 조각(組閣) 과정에서 '아빠 찬스 논란'이 이는 등 여론의 피로도가 쌓였는데, 이를 어떻게 매듭짓느냐가 청문회 국면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김은혜 후보가 출마 직전까지 윤 당선인의 ‘입’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와 국정 초반 윤 당선인의 지지율이 선거 승패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김은혜 후보는 피로감을 준 인수위 두 달여간의 후유증을 안고 선거 캠페인을 시작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젠 윤 당선인의 취임 후 3주가량의 국정 지지도와 커플링 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정책적으로는 부동산 이슈가 경기지사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에게 차기 경기지사가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를 물었더니 ‘집값 안정 등 부동산정책’이 32.5%로 가장 높았고, ‘교통 문제 해결/교통 인프라 확충’ 16.3%, ‘기업 유치 및 일자리확대’ 14.5% 순이었다.

이를 고려한 듯 김동연·김은혜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경기도민의 숙원 사업인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김은혜 후보는 출마 선언 후 1기 신도시 재건축 공약을 내놓고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찾아가서라도 해결하겠다”며 윤 당선인과 관계를 강조했다. 1일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1기 신도시를 챙기고 부동산 세재와 청약 인센티브까지를 통해 주민들의 거주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이 사실상 폐기한 ‘1기 신도시 재정비’, 김동연이 책임지겠다”고 주장했다. 김동연 후보 캠프는 “김은혜 후보는 ‘공약대로 이행한다’는 원론적 임기응변으로 얼버무리지 말고, 도지사 후보다운 답변을 내놓기 바란다”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김거성 전 수석과 임태희 전 장관 외 경기교육감 후보들은 이한복 전 경기도교육연구원장(8.6%), 송주명 전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추진위원장(7.6%), 성기선 현 경기교육전환포럼대표(5.2%), 박효진 전 전교조 경기지부장(4.2%) 순으로 지지율이 높았다. 6명의 후보 중 임 전 장관 외엔 진보 후보로 분류된다. 경기교육혁신연대가 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 전 원장과 박 전 지부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022년 4월 29일~30일 18세 이상 남녀 서울 1006명, 경기 1058명, 인천 85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선 임의전화걸기(RDD)와 무선(가상번호)을 결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각각 비율은 서울 15.6%·84.4%, 경기 14.3%·85.7%, 인천 14.2%·85.8%다. 유·무선 평균 응답률은 서울 11.0%, 경기 10.5%, 인천 11.5%며 2022년 3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서울 ±3.1%포인트, 경기 ±3.0%포인트, 인천 ±3.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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